박찬욱 "저도 못받은 황금종려상, 주기 싫었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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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저도 못받은 황금종려상, 주기 싫었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연합뉴스 2026-05-24 10:02: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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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칸영화제 심사위원장…크리스티안 문주 '피오르드'에 황금종려상 수여

"수상작 결정에 의견 차 없어"…데미 무어 "전보다 더 좋은 사람 돼"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사실 황금종려상은 누구에게도 시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상이기 때문이죠"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23일(현지시간) 폐막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센스있는 농담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그는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줘야 하기 때문에, 주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좋은 영화가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봉한 자신의 영화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의 제목을 재치 있게 활용한 답변에 옆자리에 앉아 있던 심사위원 클로이 자오 감독은 "노 아더 초이스!"(no other choice!)라며 알아챘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배우 데미 무어와 스텔란 스카스가드·이삭 드 방콜레·루스 네가, 감독 클로이 자오·라우라 완델·디에고 세스페데스, 시나리오 작가 폴 래버티 등 심사위원 전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과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제79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과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REUTERS=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황금종려상은 루마니아 출신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에 돌아갔다.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은 2007년 영화 '4개월, 2주, 그리고 2일'에 이어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심사위원대상은 '미노타우로스'(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가 받았고, 감독상은 '라 볼라 네그라'(하비에르 암브로시·하비에르 칼보)와 '파더랜드'(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가 공동 수상했다.

박 감독은 감독상 주인공을 한 명으로 줄이지 못한 데 대해 "하나 마나 한 소리지만 너무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두 편이 다 뛰어났고 어느 것 하나를 버릴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녀 배우상의 경우 하나의 작품에서 연기한 두 명의 배우가 동반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카워드'의 에마뉘엘 마키아와 발렌틴 캉파뉴가, 여우주연상은 '올 오브 어 서든'의 비르지니 에피라와 오카모토 다오가 나란히 받았다.

박 감독은 "두 편의 영화를 보셨다면 저희의 결정을 수긍하실 수밖에 없으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REUTERS=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상작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늘 그렇듯이 (영화제) 중간중간에 자주 미팅을 가졌다"며 "한 서너 편이 쌓일 때마다 미팅을 갖고, 그 영화들에 관해 토론했다. 정식 미팅이 아니더라도 (심사위원) 두 명 이상만 모이면, 만나기만 하면 (영화) 얘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모든 경쟁부문 초청작이 상영된 뒤인 이날 오전에는 휴대전화를 반납한 채 본격 토론에 돌입했다.

박 위원장은 "마지막 결정이 그렇게 늦게까지 계속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전화기를 빨리 돌려받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다시 한번 웃음을 안기면서 "우리 의견이 다행히도 그다지 큰 차이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칸영화제는 심사위원들 간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해 때로 격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위원장이 심사를 이끈 올해는 심사위원단 분위기가 시종일관 유쾌했다.

배우 데미 무어는 "매일 아름다운 영화들에 흠뻑 빠지고, 다른 심사위원들과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며 "제가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떠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제 경우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유쾌하게 받아친 뒤 "다른 위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웠고, 우리는 좋은 앙상블이었다"고 말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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