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머슴 복장, 챌린지 '숏폼' 온라인 경쟁
본격 AI시대 첫 선거지만 딥페이크 등 규제 강화
(전국종합=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국에서 후보들의 톡톡 튀는 이색 선거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본인의 이름을 친근하게 활용하거나 유세에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는 물론 경운기, 중장비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또 철모와 드론으로 시선을 끌고 후보들 저마다 짧은 영상 콘텐츠인 '숏폼'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얼굴 알리기 경쟁에 나섰다.
◇ 철모·아이언맨 복장…'이름 알리는게 최고'
국민의힘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후보는 '철모'를 쓰고 등 배너를 멘 채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철모가 본인의 이름을 연상케 하는 도구임을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권경운 공주시의원 후보도 자신의 이름과 같은 '경운기'를 몰고 발로 뛰는 일꾼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얼굴을 알리고 있다.
강원도의원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이무철 후보는 자신의 이름에서 착안해 영화 속 히어로 '아이언맨' 복장을 한 운동원과 함께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옥천군의원에 출마한 민주당 안호익 후보는 지난 21일 오전 옥천 향수공원 앞에서 지게를 짊어지고 밀짚모자를 쓴 채 거리 유세를 했다.
안 후보는 "군민을 위한 일꾼이 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기 위해 예전 머슴 복장을 하고 지게를 졌다"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구본기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쓰레기통을 등에 메고 거리 쓰레기를 줍는 이른바 '내란청산 줍깅'을 진행했다.
서태경 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는 어깨에 '민원 사서함'이라고 적힌 가방을 메고 지역을 걸어 다니는 '걷는 구청장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서 후보는 "두 발로 사상구 전역을 직접 누비며 주민 목소리를 듣겠다"고 말했다.
현직 배달 라이더 출신으로 청주시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정의당 길한샘 후보는 폐종이상자로 만든 선거 홍보 손팻말을 들고 유권자들에게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 사다리차에 전기자전거·드론도 동원
강원도의원 국민의힘 한중일 후보는 지난 21일 선거운동 첫날 유세차 대신 사다리차를 이용한 고공 유세에 나섰다. '자신이 지역구의 성장 사다리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민주당 김기남 경기 김포시의원 후보는 전기자전거와 드론을 활용해 유권자를 찾아 나서고 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하나에도 환경을 생각하는 것, 작은 실천이 아이들에게 물려줄 환경을 바꿀 수 있다"며 "페달을 밟을 때마다 시민들과 약속을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범석 청주시장 후보 측은 대형 유세차 대신에 4륜 자전거를 제작해 도심 곳곳을 누비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19세의 나이로 출마한 진보당 정근효 제주도의원 후보는 직접 손으로 만든 나무통을 전기 자전거에 달고 다니며 유세하고 있다.
정 후보는 "선거 비용이 넉넉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친환경적이고 친근한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양영식 제주도의원 후보도 유세차량을 쓰지 않고 자전거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망가져도 괜찮아'…온라인 선거 '후끈'
뉴미디어 발달로 전통적인 선거 홍보 문법도 변화하고 있다.
후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짧은 분량의 영상으로 된 '숏폼' 형식의 콘텐츠를 올리며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는 숏폼을 통해 영화 촬영 메카 대전, 오월드 동물원 탈출 늑대 생포 등 성과를 홍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가수 악동뮤지션의 '소문의 낙원'에 맞춰 춤을 추는 챌린지 영상을 찍거나 지역 골목상권 소개 영상, 응원 영상 등을 올려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도 운동복 차림으로 SNS에 등장해 '팔로워 20명당 스쿼트 1개' 챌린지를 진행하고 청년 인플루언서들과 각종 밈 영상을 촬영하며 조회수와 팔로워 수 확보에 나섰다.
제주에서도 김광수 도교육감 후보와 서귀포시 보궐 선거에 나선 고기철 후보가 숏폼으로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국민의힘 유영일 경기도의원 후보는 친구인 배우 홍경인을 비롯해 SBS 웃찾사 출신 개그팀 졸탄(한현민·이재형·정진욱), 가수 골드 등 유명 연예인이 보낸 응원 메시지를 활용해 온라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허태정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선거캠프는 지난 21일 대전 동구 판암역 사거리에서 성악·힙합 등 문화공연을 입힌 '친환경 문화 유세' 출정식을 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진태 후보는 '내 삶이 특별해질 강원, 당신의 특별한 TWO표'라는 투표 독려 캠페인을 이어갔다.
진보 진영의 강삼영 도교육감 후보는 지난 14일 공식 후보 등록 후 첫 일정으로 인제 내린천에서 64m 높이의 번지점프를 하며 고공 투표 독려에 나서기도 했다.
◇ AI 시대 첫 선거…엄격 규제로 본격 활용은 '아직'
이번 6·3 지방선거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실생활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이후에 사실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AI를 이용한 홍보부터 전략 수립이 늘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엄격한 규제로 인해 아직 본격적인 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AI를 활용한 영상·음악 등 관련 규제는 이번 선거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공직선거법 82조의8(딥페이크 영상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에 따르면 선거일 90일 전인 지난 3월 5일부터 선거일인 6월 3일까지 AI 기술 등을 이용해 만든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 이미지 또는 영상, 이른바 '딥페이크'를 제작·편집·유포·게시하는 행위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특히 정부는 AI 기술 등을 악용한 가짜뉴스(허위정보)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키로 했다.
AI를 활용한 선거운동에는 규제가 따르지만 각 후보의 선거공약에는 AI가 핵심 내용으로 자리잡고 있다. 후보들은 AI를 활용한 지역발전 전략을 제시하는가 하면 데이터센터 유치 등을 약속하며 지역주민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박주영 김상연 이재현 박철홍 차근호 박영민 최해민 장지현 김형우 고성식 기자)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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