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도지사 선거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정청래 당 지도부의 잦은 전북 방문,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향한 집중 공세, 그리고 조직 결집을 위한 강한 압박까지. 정치권은 지금 이 선거를 단순한 승패의 문제로 바라보는 듯하다.
그러나 정작 전북 도민들의 마음속에는 조금 다른 질문이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무엇이 근본인가.”
전북은 오랫동안 농업의 땅이었다. 드넓은 호남평야를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들은 잘 안다. 농사는 결코 요란한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아무리 좋은 농약과 기계가 있어도 결국 농사의 근본은 새벽마다 논밭을 돌아보는 농부의 발걸음에 있다는 것을 안다. 땅을 속이지 않고, 계절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으며, 정성을 다해 씨앗을 돌보는 마음이 결국 결실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북 민심은 언제나 ‘근본’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 근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정과 정도이다. 전북은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고 양보해 온 지역이다. 때로는 분노했고, 때로는 참고 견디면서도 결국에는 정의와 공정을 믿으며 정치의 큰 흐름을 지탱해 왔다. 그런 민심 앞에서 불공정 논란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가 된다.
지금 도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는 민주당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불공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공천 과정에서 제기된 논란과 그 이후의 대응 방식 속에서, 도민들은 정치 권력이 자신들의 상식과 자존심을 너무 가볍게 본 것은 아닌가 하는 허탈함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지금 김관영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조급함이 아닐 수 있다.
정치에서 홀로 싸운다는 것은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거대한 조직과 권력이 움직이는 상황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민심은 때때로 그런 ‘홀로 선 사람’의 진정성을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권력 앞에서 쉽게 고개 숙이지 않고 자신의 명분을 끝까지 이야기하는 모습은 시간이 지나며 또 다른 정치적 자산으로 남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지금 김관영 후보가 가져가야 할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민주당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과 싸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감정적으로 외치기보다 담담하게, 초심으로, 끝까지 가져가는 태도가 중요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지나친 분노나 공격은 민심을 흔들 수 있지만,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은 전북 민심 속에 더 깊게 남을 수도 있다.
동양의 오래된 사유는 늘 말해왔다.
근본을 잃으면 하늘도 등을 돌린다고.
농사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다.
눈앞의 기술과 권모술수는 잠시 사람을 흔들 수는 있어도, 결국 마지막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진정성과 근본에 대한 믿음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지금 전북의 들판에서는 어쩌면 여전히 같은 질문이 조용히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가 정말 근본을 지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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