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연구는 사유를 넓히는 것”…세종과 정조, 성군의 숲에서 미래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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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연구는 사유를 넓히는 것”…세종과 정조, 성군의 숲에서 미래의 길을 묻다

경기일보 2026-05-23 18:36: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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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장이 23일 세종마루에서 열린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 및 정조 즉위 25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세종과 정조의 국가경영 철학과 시대적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유진동기자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장이 23일 세종마루에서 열린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 및 정조 즉위 25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세종과 정조의 국가경영 철학과 시대적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유진동기자

 

푸르른 신록이 짙어가는 오월의 여주 영릉(英陵)이 오랜만에 학문적 열기와 깊은 울림으로 가득 찼다. 세종대왕이 잠든 성스러운 숲에서 열린 학술회의는 과거의 역사를 넘어 오늘날 한국사회가 마주한 갈등과 리더십의 문제를 되돌아보게 했다.

 

세종국가경영연구원(원장 박현모)은 23일 여주 세종대왕릉 세종마루에서 김영임 세종문회 사무총장 사회로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 및 정조 즉위 25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의 학자와 세종문회, 세종실록학교 동문,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군주로 꼽히는 세종과 정조의 국가경영 철학과 시대적 의미를 조명했다.

 

학술회의의 핵심 화두는 두 성군이 공통적으로 보여준 ‘위민정신’이었다.

 

박현모 원장은 ‘역사를 연구하는 이유는 미래를 예견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의 사유와 지평을 넓히기 위함’이라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말을 인용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박 원장은 세종과 정조가 시대는 달랐지만 백성을 향한 철학만큼은 하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세종은 집현전을 중심으로 지식과 정보의 독점을 깨고 훈민정음을 창제해 백성의 삶과 인권을 넓혔다. 정조 역시 규장각을 통해 정약용·이덕무·박제가 등 서얼 출신 인재를 적극 등용하며 신분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다. 또한 한글 활용을 확대해 백성들이 국가 운영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두 군주의 업적을 단순히 찬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남긴 한계와 역사적 교훈도 함께 짚어냈다. 세종은 신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권한을 위임하는 ‘동반자형 리더십’을 보여준 반면, 정조는 치열한 붕당정치 속에서 신하들을 직접 이끌고 통제하는 강한 군사(君師)형 리더십을 펼쳤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그러나 두 성군이 떠난 뒤 조선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세종 사후에는 계유정난이 일어났고, 정조 사후에는 세도정치가 시작됐다. 발표자들은 “위대한 지도자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한 개혁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며 제도와 정치적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정조가 재위 후반기 친인척 갈등과 사도세자 문제에 지나치게 몰두하면서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혁의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재를 길러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군왕 없이도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정치 시스템 구축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행사 참여자들은 “두 성군의 애민정신과 동시에 오늘날 정치 현실과 맞닿은 역사적 한계에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며 “백성을 위해 헌신한 두 임금의 이야기에 감동했고, 동시에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 겹쳐져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손욱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세종이 실천한 감사와 칭찬, 열린 소통의 정신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 세종의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행사장 한편에는 강병인 작가의 붓글씨 작품이 참가들의 관심을 받았다. 세종과 정조의 어록을 되살려냈다는 평가다. 숲길을 거닐던 참석자들은 백성을 위해 밤을 지새웠던 두 군주의 고민을 되새기며, 오늘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십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묻는 시간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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