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팬들이 일부러 찾아와 주시더라고요.”
다음 달 열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동안 내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팬덤 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찾은 수원특례시 영통구 원천동의 한 수제 샌드위치 가게. 입구에는 ‘수원FC 캐슬클럽’ 명패가 걸려 있었고 매장 안에는 유니폼과 머플러 등 응원 굿즈가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계산대 한편에는 팬들이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직접 제작한 응원 스티커가 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2014년부터 이 가게를 운영해 온 구본빈씨(37)는 지난해 여름부터 수원FC의 제휴 프로그램 ‘우리동네 캐슬클럽’에 참여하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과 지역 상권, 구단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의 매장은 샌드위치 1개를 판매할 때마다 100원씩 구단에 기부한다.
효과도 체감하고 있다. 구씨는 “팬들이 일부러 찾아와 주시고 원정 경기가 있는 날에는 단체 주문도 들어온다”며 “가게 홍보도 되고 팬으로서 응원하는 마음도 이어갈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수원FC의 ‘캐슬클럽’은 팬과 지역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후원 공동체다. 수원의 상징인 화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참여 업체에는 현판 제공과 함께 홈페이지·SNS 홍보, 포스터 부착 등을 지원하고 후원 규모에 따라 유니폼과 경기 초청권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수원FC 관계자는 “매장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월 1만원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며 “팬들이 후원 매장을 찾아 식사하거나 경기 뒤 뒤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매출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약 40개 매장이 참여 중이며 구단은 향후 100개 매장까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팬심이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는 수원FC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FC안양은 창단 초기부터 지역 소상공인 상생 프로그램인 ‘바이올렛 파트너’를 운영해 왔다.
현재 가입 매장은 106곳으로 안양은 물론 수원·평택 등 인근 지역까지 참여 범위가 넓어졌다. FC안양 관계자는 “기존에는 참여 매장 수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며 “당초 100곳까지만 받으려 했지만 가입을 희망하는 곳이 계속 이어져 넘어섰고, 매출 증가를 체감한 점주들이 주변에 추천하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휴 매장 3곳 이상을 방문해 영수증 인증을 하면 사인볼 등 리워드를 제공하는 ‘스탬프투어’는 팬 참여를 이끄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현장에서는 “도장 찍어달라”, “영수증 챙겨달라”는 요청이 이어질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지역 축구 구단은 단순히 경기 티켓을 판매하는 조직이 아니라 지역 팬덤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하나의 로컬 플랫폼”이라며 “소상공인과의 제휴는 신규 고객 유입 효과와 지역 밀착형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만들 수 있어 팬과 구단, 지역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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