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거물의 한 통화, 백악관 AI 정책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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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거물의 한 통화, 백악관 AI 정책 뒤흔들다

나남뉴스 2026-05-23 13:23: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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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예정됐던 행정명령 서명식이 돌연 취소된 배경에 실리콘밸리 거물의 직접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벤처투자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데이비드 색스가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나누며 해당 명령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했다. 산업 발전 속도가 둔화될 수 있고, 무엇보다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역설한 것이다. 색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명령이 시행되면 그동안 강력한 규제를 요구해온 AI 비관론자들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꼴"이라는 논리도 펼쳤다.

페이팔을 일론 머스크와 함께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의 일원인 색스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AI·가상화폐 차르'로서 관련 정책을 총괄했다. 올해 초 공식 직책에서 물러났으나 현재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정책 결정에 지속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 이 행정명령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색스가 제기한 중국 관련 우려에 즉각 공감하면서 입장이 급선회했다. 기업인들은 이미 워싱턴에 도착해 있었고 행사장 세팅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서명이 전격 연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단에 "미국은 현재 중국을 앞서고 있다. 이 우위를 훼손할 어떤 조치도 원치 않는다"고 연기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서명 연기 결정 직후에도 그는 색스를 집무실로 다시 불렀으며,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저커버그 메타 CEO 등 빅테크 수장들과도 잇따라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행정명령의 핵심 내용은 민간 기업들이 출시하는 고성능 AI 모델에 대해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고 안전성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었다. 사이버 공격 수행 능력이나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 기능을 갖춘 최신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백악관 안보 담당 라인에서는 최소한의 사전 검증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는 다른 시각이다. 이런 규제가 미국 기업들의 개발 속도를 떨어뜨려 결국 중국에 추월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여전히 중국 경쟁사들을 앞선다고 평가하면서도, 딥시크 등 중국발 오픈소스 모델의 급속한 확산세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백악관 내부에서 진행돼온 AI 정책 노선 갈등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최우선시하는 친기업·실리콘밸리 세력이 국가안보·사이버보안 강경파를 누르고 영향력을 관철시킨 셈이다. 일부 참모들은 대통령이 이미 해당 명령을 승인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색스가 공식적인 정책 결정 절차를 건너뛰고 막판에 개입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AI 개발 속도를 무리하게 끌어올리면 부작용이 불가피하고, 결국 그로 인해 더 강력한 규제가 뒤따를 것"이라며 신중론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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