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탱크 데이(Tank Day)’ 프로모션 논란이 단순 온라인 여론 차원을 넘어 공직사회와 정부 부처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공식 불매 운동에 나선 데 이어 국방부는 스타벅스와의 장병 복지 협력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마케팅 실패를 넘어 브랜드 역사 감수성 자체가 무너진 사건”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관가와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전날 전체 지부에 ‘스타벅스 불매 동참 요청’ 공문을 배포했다. 전공노는 공문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프로모션과 ‘책상에 탁’ 문구 사용이 5·18 민주화운동과 고(故) 박종철 열사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방식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공노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령으로 내건 조직으로서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한다”며 조합원들에게 스타벅스 상품 구매와 기프티콘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
공무원노조총연맹 역시 내부 회의를 거쳐 당분간 스타벅스 기프티콘 사용을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산하 조직에서는 이미 자체적인 불매 운동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정부 부처로도 빠르게 번지는 분위기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역사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역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5·18 민주화운동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방침을 언급했다. 보훈부는 최근 수년간 자체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을 사용한 사례를 전수 조사하고 당분간 활용을 중단하라는 내부 지침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 국방부까지 협력 중단…“국민정서 고려”
국방부 대응은 이번 사태 파장이 단순 소비자 불매를 넘어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이날 스타벅스코리아와 진행 중이던 장병 복지 협력 사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지난달 업무협약을 맺고 격오지 부대 음료 지원과 순직·공상 군인 자녀 장학금 사업 그리고 전역 예정 장병 취업 지원 등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국방부는 “순수한 목적의 장병 복지 사업이었지만 현재 국민 정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 등을 종합 고려했다”며 관련 사업을 중단하거나 순연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협약 유지 여부 역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정부 부처가 특정 기업 브랜드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 소비 논란이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의 ‘브랜드 신뢰’ 문제로 번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검수 실패 아닌 구조 문제”…스타벅스식 마케팅 도마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 실무자 실수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논란이 된 문구들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는 민감한 시점과 맞물리며 역사적 상징성을 자극했다. 여기에 스타벅스가 대형 플랫폼 기업으로서 막대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브랜드라는 점도 파장을 키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 글로벌 브랜드라면 내부 검수 체계가 여러 단계를 거친다”며 “단순 오타나 우연 수준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기업들이 자극적 온라인 밈이나 화제성을 노린 마케팅을 반복하면서 사회적 민감성 판단 능력이 무뎌진 측면이 있다”며 “클릭 수와 바이럴 중심 문화가 결국 브랜드 전체 리스크로 돌아온 사례”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현재 내부 조사와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두 차례 공식 사과문도 발표했다. 다만 온라인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분위기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사과보다 중요한 건 왜 이런 문구가 통과됐는지 설명하는 것” “역사적 아픔을 마케팅 소재처럼 소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기간에 끝나기보다 기업의 ESG와 사회적 책임 그리고 역사 인식 문제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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