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상징이던 거북이의 위기, ‘세계 거북이의 날’로 되새기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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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상징이던 거북이의 위기, ‘세계 거북이의 날’로 되새기는 경고

뉴스컬처 2026-05-23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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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 생존해 온 파충류 중 하나인 거북이는 딱딱한 껍데기를 가진 외형과 달리 외부 환경 변화에는 취약한 생태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해양 오염과 무분별한 연안 개발은 거북이의 생존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번식과 생존율을 극도로 떨어뜨리고 있다.

남생이. 사진=국립생태원
남생이. 사진=국립생태원

미국 거북이 보존협회(ATR)는 매년 5월 23일 ‘세계 거북이의 날(World Turtle Day)’을 맞아 전 세계적인 보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 거북이의 날’은 환경 파괴로 멸종 위기에 직면한 거북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2000년 제정됐다. 5월 말은 거북이들이 본격적인 산란과 이동을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대중적인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이날로 정해졌다.

현재 전 세계 거북이의 생태계는 인간의 무분별한 어업 활동과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해양으로 흘러든 비닐을 해파리로 오인해 섭취하는 치명적인 사고가 오대양 전역에서 보고되고 있으며, 미세 플라스틱 축적으로 인한 생식 기능 저하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에 갇히는 고립사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알이 묻힌 모래의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되는 특성 탓에 기후 변화는 이들에게 치명타로 작용한다. 통상 29℃ 안팎을 기준으로 이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암컷이, 낮아지면 수컷이 태어나는데, 지구 온난화로 모래사장이 비정상적으로 가열되면서 새끼 거북이 암컷으로 치우치는 성비 불균형이 발생해 자연 번식 체계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다.

남생이. 사진=국립생물자원관
남생이.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지구적 위기 속에서 한반도 자생종이자 가야국의 탄생 신화를 담은 고대 시가 ‘구지가’에 등장하는 민물 거북 ‘남생이’의 수난도 궤를 같이한다. 남생이는 암녹색 머리 측면의 노란색 줄무늬와 등갑의 뚜렷한 3개 융기선이 특징인 잡식성 동물로, 돼지코 모양의 주둥이를 지닌 '자라'와 구분되는 토착종이다. 남생이 역시 주요 서식처 파괴와 무분별한 유입, 생태계교란종인 붉은귀거북 등과의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환경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적색목록 위기종(EN)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세계 거북이의 날은 이들의 등껍질이 더 이상 방패가 될 수 없다는 경고를 되새긴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실천만이 우리 민속 속 영물이자 자연의 파수꾼인 거북이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이 된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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