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돌아가서 기다려라"…美영주권 '미국 내 신청' 원칙적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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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돌아가서 기다려라"…美영주권 '미국 내 신청' 원칙적 폐지

경기일보 2026-05-23 08:02: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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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앞으로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반드시 고국으로 돌아가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머물며 신분을 전환하던 기존 영주권 신청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하기로 규정을 바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주권 심사를 받으러 출국했다가 자국에 발이 묶이거나, 미국으로 아예 돌아오지 못하는 이민자가 무더기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이민국(USCIS)은 2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이민 규정 개정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유학이나 관광 비자 등으로 미국에 들어온 뒤, 시민권자와 결혼하거나 취업에 성공해 영주권자로 신분을 바꾸던 편법성 체류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잭 칼러 USCIS 대변인은 "비이민 비자는 단기 방문을 목적으로 발급되는 만큼 기한이 끝나면 떠나는 것이 원칙"이라며, 미국 방문이 영주권 획득의 우회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또한, 신청자를 본국으로 돌보냄으로써 영주권 거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불법 체류자 추방 비용과 행정력 낭비를 줄이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이러한 새 규정이 시행되면 매년 수십만 명의 이민 대기자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2024년 영주권을 받은 140만 명 중 약 58%에 달하는 82만 명이 미국 내에서 신분을 조정한 케이스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들 모두가 일단 미국을 떠나 자국 내 미 영사관을 찾아가야 한다.

 

현지 언론들은 이로 인한 극심한 혼란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사관 인터뷰 예약이 수개월에서 수년씩 밀려 있는 현 상황을 지적하며, 적체 현상이 심화해 수백만 명이 가족과 생이별하는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여행 금지령이나 이민 비자 발급 중단 조치가 내려진 국가의 국민은 출국하는 순간 미국 재입국이 영영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모호한 예외 기준 탓에 법정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토연구소의 데이비드 비어 국장은 이번 조치를 "1940년대로 후퇴한 듯한 역대 최강의 이민 규제"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다음 달 예정된 '출생시민권 폐지 행정명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이례적으로 대법원 변론을 직접 방청하며 사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이민 문턱을 지속해서 높여왔다. 지난해에는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청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 5천만 원)로 무 무리하게 인상하는 등 고강도 압박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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