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위클리 컬처] 5월 넷째 주 문화 3선...‘엔조’·‘우린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양떼목장의 대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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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위클리 컬처] 5월 넷째 주 문화 3선...‘엔조’·‘우린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양떼목장의 대혈투’

투데이신문 2026-05-23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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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부처님오신날과 함께 5월의 마지막 연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5월은 근로자의 날부터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소중한 이들을 챙기고 돌아보는 행사가 유난히 다양한 한 달이었는데요. 백 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주변을 살피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요즘입니다.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 소식을 지금 바로 전해드립니다.


 영화 엔조

영화 <엔조> 스틸컷 [사진 제공=㈜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성장은 왜 아픔을 동반하는가

청춘 영화는 흔히 영화감독들의 등단 아이템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청춘이라는 싱그러운 이미지와 영화라는 업계에 막 발을 내디딘 감독들의 날 선 열정이 만나 눈부신 시너지를 이루는 셈이죠. 프랑스 누벨바그의 상징과도 같은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 그레타 거윅 감독의 <레이디 버드> 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감독들은 삶의 경험이 깊어지는 만큼 영화 역시 청춘보다는 삶의 다양한 이면들을 들추는 묵직한 작품들을 선보이곤 하는데요. 그러나 여기,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시 ‘청춘’이라는 뜨거운 화두를 선택했습니다.

영화 <엔조> 는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故로랑 캉테 감독이 세상에 남긴 품격 있는 유작입니다. 로랑 캉테는 그동안 노동자의 투쟁, 소외된 약자 등 우리 사회의 날카로운 이면들을 스크린에 묵직하게 담아냈는데요. 이런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세상에 내놓은 이야기가 다름 아닌 ‘청춘’이라는 점은 그 자체로 의미심장하죠. 작품은 각본 단계에서부터 그의 오랜 예술적 동반자이자 영화 <120BPM>으로 잘 알려진 로뱅 캉피요 감독과 협업하며 작품 공개 전부터 씨네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건축현장이라는 고된 노동을 선택한 열여섯 소년, ‘엔조’의 여름날부터 시작됩니다. 열여섯, 미래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 봐야 하지만 정작 어른으로서의 자유는 주어지지 않는 모호한 나이인데요. 이 소년은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을 만나며 성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성장에는 필연적으로 성장통이라는 아픔이 수반되죠. 익숙한 방식으로 자신을 유지하려고 했던 안락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현실을 마주하며 겪는 청춘의 과정을 관객들은 따라가게 됩니다. 

흔히 좋은 청춘 영화는 단순히 ‘젊음의 아름다움’을 찬미하기보다 ‘세계의 복잡함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순간’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영화인데요. 이번 영화 <엔조> 역시 빛 좋은 청춘의 단면이 아닌 성장이라는 높은 벽을 지나가며 겪어내는 외로움과 실패를 담담히 비추죠. 거장들의 섬세한 시선으로 펼쳐진 청춘의 서사, 영화 <엔조> 는 오는 27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우린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우린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전경 [사진 제공=한솥 아트스페이스]
<우린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전경 [사진 제공=한솥 아트스페이스]

우리가 그동안 놓쳐왔던 것

전이수 작가, 어딘가 익숙하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과거 SBS의 인재 발굴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천재 동화작가’로 출연해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하고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대중에게 큰 울림을 준 적이 있었는데요. 8세에 첫 동화책을 출간한 이후 현재까지 19권의 에세이와 동화를 세상에 내놓으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죠.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삶의 궤적에서 끊임없이 고민해 온 ‘사랑’과 ‘연대’, ‘자연’에 대한 생각을 전시를 통해 풀어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예술적 철학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은 전시명 <우린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작가는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타성적으로 지나치거나 외면해 왔던 타인의 아픔, 자연의 소중함 등 우리가 놓쳐왔던 것들을 다시 화두에 올려두는데요. 자칫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들을 전이수 작가만의 독특한 감성과 거침없는 순수함으로 투명하게 풀어내죠. 그리고 그 순수한 시선 이면에 담긴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통찰과 연대의 메시지는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전시가 열리는 한솥 아트스페이스는 도시락 브랜드 ‘한솥’에서 운영하는 공간으로 ‘따끈한 도시락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한솥의 ESG 경영 정신을 바탕으로 합니다. 한솥 아트 스페이스는 재능 있는 작가들의 도전과 성장을 지원하고 대중에게 문화예술 교류를 제공하기 위해 개관됐는데요. 나눔과 상생을 실천해 온 공간의 온기 역시 이번 전시의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순수하고 직선적인 시선으로 굳어있던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줄 이번 전시 <우린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는 오는 30일까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솥 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연  양떼목장의 대혈투

공연 <양떼목장의 대혈투> 무대 사진 [사진 제공=국립정동극장]
공연 <양떼목장의 대혈투> 무대 사진 [사진 제공=국립정동극장]

동물원을 탈출한 동물, 탈출에 실패한 청년

지난해 우리 사회는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해 도심 주택가를 활보했던 얼룩말 ‘세로’ 사건으로 한동안 들썩였습니다. 낯선 도로를 유유히 걷던 소년 얼룩말의 모습은 수많은 미디어와 SNS를 통해 ‘밈(Meme)’으로 소비되며 작지 않은 충격과 파장을 남겼는데요. 이 흥미롭고도 씁쓸한 사건에서 출발해 우리 시대 청춘들의 서글픈 초상을 거울처럼 비추는 연극이 국립정동극장 세실의 ‘2026 창작ing’ 첫 번째 무대로 관객을 만납니다.

연극 <양떼목장의 대혈투> 는 2025년 대산문학상 희곡 부문을 수상하며 일찍이 문학성과 무대화 가능성을 인정받은 주은길 작가의 희곡을 바탕으로 합니다. 극에는 얼룩말 세로뿐만 아니라 동물원을 탈출했던 또 다른 동물들인 늑대 ‘늑구’, 과천 서울대공원의 ‘광명 사슴’ 등 동물원을 탈출해 거리를 활보한 모습으로 뉴스에 나왔던 동물들이 등장하는데요. 극 중 이들은 콘크리트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해 어느 허름한 ‘양떼목장’에 모여들게 됩니다. 탈출에 성공했다는 해방감도 잠시, 목장 주인의 눈을 피해 좁은 방에 숨어 지내야 하는 동물들의 처지는 역설적으로 동물원 안에서의 삶보다 더 치열하고 고된 ‘대혈투’로 이어지죠.

이러한 탈인간적 우화극이 정조준하는 대상은 명확합니다. 바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그늘로 떠오른 ‘쉬었음 청년’ 세대인데요. 작품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구직 활동조차 중단한 채 방 안에 고립된 청년들의 무기력함과 불안감을 울타리를 벗어났으나 정작 갈 곳을 잃어버린 채 양떼목장에 숨어든 동물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게 했습니다. 작품은 동물들의 거칠고 유쾌한 소동극 속에 청춘들이 마주한 현실의 벽과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갈등이라는 사회적 화두를 녹여냈죠. 이처럼 극이 던지는 질문은 유쾌한 웃음 뒤에 숨겨진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데요. 작품은 우리 사회가 청춘들을 위해 무너뜨려야 할 진짜 울타리가 무엇인지 되묻게 합니다.

동물과 청년이라는 기발한 연결성 끝에 씁쓸한 공감과 성찰을 남길 연극 <양떼목장의 대혈투> 는 오는 6월 7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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