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주권 원하면 본국 가서 신청하라”…유학생·H-1B까지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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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주권 원하면 본국 가서 신청하라”…유학생·H-1B까지 직격탄

이데일리 2026-05-23 04:14: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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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내 체류 외국인들의 영주권(그린카드) 신청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앞으로는 유학생과 전문직 취업비자(H-1B) 소지자,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 등 상당수 외국인이 미국 내에서 영주권으로 신분을 전환(adjustment of status)하지 못하고 본국으로 돌아가 신청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임시 체류 중인 외국인이 영주권을 신청할 경우 원칙적으로 해외 주재 미국 영사관을 통해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는 새 방침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영주권 신청을 원하는 외국인은 ‘예외적 상황(extraordinary circumstances)’에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미국을 떠나 본국에서 비자를 다시 신청해야 한다.

특히 한번 출국하면 기존 체류 자격을 잃거나 재입국이 거부될 가능성도 있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재크 칼러 USCIS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정책은 이민 시스템이 법 취지에 맞게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국인이 본국에서 신청하면 불법 체류로 숨어드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불법체류자뿐 아니라 미국 기업의 후원을 받는 외국인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H-1B 비자로 장기간 미국에서 근무한 기술 인력들이 영주권 신청을 위해 출국할 경우 수년간 재입국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영사관 비자 인터뷰 예약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밀려 있는 상황이다. 새 정책이 시행되면 적체 현상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은 외국인 인력을 영주권자로 채용하기 위해 이미 미국인으로 대체가 어렵다는 점을 정부에 입증하고 있는데, 영주권 절차가 장기화하면 핵심 인력을 잃을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나 가족 초청 이민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불법체류 상태에서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거나 21세 이상 자녀의 초청으로 합법 신분을 얻으려는 이민자들의 경우 출국 시 최소 3년에서 평생까지 재입국 금지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사실상 ‘출생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제한 정책의 우회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직후 출생 시민권 폐지를 추진했지만 현재 연방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법무부 이민 담당 관리였던 리언 프레스코는 “출생 시민권 소송 결과가 기대와 다를 경우를 대비한 정책적 장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합법 이민 전반에 대한 규제를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행정부는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10만달러로 대폭 인상했고, 고액 연봉자에게 유리한 가중 추첨제도 도입했다. 또 저소득층 지원 가능성이 있는 신청자를 배제하는 ‘퍼블릭 차지(public charge)’ 규정 부활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영사관 심사 과정에서 반(反)이스라엘 성향 등 정부가 미국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까지 검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민 변호사들은 이번 정책이 대규모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의 샤르바리 달랄-데이니 정부관계 담당은 “의회가 명확히 허용한 절차를 행정부가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며 “가족 생이별과 기업 인력 공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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