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일기] 키 크는 영양제, 너무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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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일기] 키 크는 영양제, 너무 믿지 마세요

이데일리 2026-05-23 00:03: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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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우리 아이 키 크는 데 좋은 영양제 좀 추천해 주세요”이다. 부모의 마음은 다 같다. 아이가 또래보다 작아 보일 때, 부모는 무엇이라도 먹이고 싶어진다. 그 절박함을 가장 먼저 파고드는 것이 “키 영양제” 시장이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성장클리닉을 운영해 온 임상의로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영양제는 보조일 뿐, 성장의 본질이 아니다.

아이의 최종 키는 약 20~30%가 유전으로 결정되고, 나머지 70~80%가 환경적 요인이다. 그 환경의 핵심은 수면·운동·식사·정서·사춘기 진행 속도다. 영양제는 이 다섯 가지 중 식사의 한 귀퉁이를 보충하는 도구일 뿐이다.

성장호르몬은 하루 분비량의 약 70%가 깊은 수면 중에 나온다. 자정을 넘겨 휴대전화를 보다 잠든 아이의 성장호르몬 곡선은, 어떤 영양제를 먹여도 회복되지 않는다. 수면·운동·정서가 무너진 상태에서 영양제만 챙기는 것은 구멍 난 양동이에 물을 더 붓는 것과 같다.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성장호르몬 주사를 제외하면, 시중의 “키 영양제”는 모두 건강기능식품이거나 일반 식품이다. 식약처가 “키 성장에 직접 도움이 된다”고 인정한 단일 성분은 없다. 결핍이 있는 아이라면 보충이 도움이 되지만, 결핍이 없는 아이에게 영양소를 더 들이붓는다고 정해진 유전적 키 이상으로 자라지는 않는다.

최근 진료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영양제를 꾸준히 먹이며 “잘 크고 있다”고 안심하다가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는 신호를 놓치는 일이다. 만 7~8세 무렵의 갑작스러운 키 급성장은 성조숙증의 첫 단서일 수 있다. 성조숙증이 진행되면 성장판이 평균보다 2~3년 일찍 닫혀, 당장은 또래보다 커 보여도 최종 키는 오히려 작아진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6개월마다 키와 체중을 기록해 성장곡선을 확인하고, 밤 10시 이전 취침을 지키며, 가공식품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차리고, 줄넘기 같은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성장 속도가 또래와 크게 다르거나 이차성징의 조기 신호가 보이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영양제는 이 다섯 가지가 충족된 다음, 의료진의 평가로 결핍이 확인됐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순서가 뒤바뀌면 안 된다. 성장판이 닫히고 나면, 어떤 영양제도 더 이상 키를 늘려 주지 못한다. 우리 아이의 성장은 광고 속 알약이 아니라, 아이의 하루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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