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 훈련병은 이날 오후 육군 제12보병사단 신교대에서 떠들었다는 이유로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25㎏이 넘는 완전군장을 차고 연병장을 돌며 군기훈련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 훈련병의 안색이 좋지 않은 다른 훈련병들이 집행간부에게 보고했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얼차려가 이뤄졌다.
이후 박 훈련병은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민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상태가 악화됐고 결국 이틀 뒤인 25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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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령에 따라 군기훈련을 실시하기 전에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해 사유를 명확히 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군기훈련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 또 훈련병들의 신체 상태나 훈련장 온도지수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부중대장 남모(25·중위) 씨는 이같은 상태에서 23일 오후 4시 26분께 보급품이 모두 지급되지 않은 훈련병들에게 군장의 공간을 책으로 채우게 하는 방법으로 비정상적인 완전군장을 하도록 한 뒤 총기를 휴대하고 연병장 2바퀴를 보행하게 했다.
뒤이어 나타난 중대장 강모(27·대위) 씨는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을 선착순 뜀 걸음 1바퀴를 실시했고, 팔굽혀펴기와 뜀 걸음 세 바퀴를 잇달아 지시했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팔굽혀펴기는 맨몸인 상태로만 지시할 수 있다.
결국 박 훈련병은 뜀 걸음 세 바퀴를 도는 도중인 오후 5시 11분께 쓰러졌고, 피의자들은 열사병으로 인한 위급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신속한 응급처리를 지체한 과실로 의무대를 거쳐 민간병원으로 옮겨진 박 훈련병이 끝내 사망한 것이다.
국과수 부검 감정서에 따르면 박 훈련병은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위와 경과 등을 수사한 결과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보고 이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아닌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 사건은 군내 사망사고 중 최초로 병영 밖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재판까지 진행돼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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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로 구성된 ‘상상적 경합’으로 보고 가장 무거운 죄의 형만 적용해 강씨에게 징역 5년, 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별개의 범죄를 여럿 범한 경우(실체적 경합)로 보고 강씨에게 징역 5년6개월, 남씨에게 징역 3년 등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군형법상 가혹행위와 형법상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학대 고의가 없었다’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 ‘군기 훈련과 훈련병의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이들이 2심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지난해 9월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강씨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남씨에 대해서도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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