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르포①] "성수동 같은 변화 기대"…강남 흔드는 정원오의 '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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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르포①] "성수동 같은 변화 기대"…강남 흔드는 정원오의 '실용'

폴리뉴스 2026-05-22 22:26:39 신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편집자주> 오는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는 양당이 사활을 거는 최대 격전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탈환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영남 이외 지역 중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핵심 지역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내 접전부터 두 자릿수 격차까지 혼재하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정원오 후보(1편), 오세훈 후보(2편)와 동행 취재하면서 각 후보의 캠페인과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성동구에서 행정 전문가로서의 강점을 극대화했고, 저녁에는 보수 텃밭인 강남권을 파고들며 변화된 바닥 민심을 훑었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출정식에서 선거대책위원장들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출정식에서 선거대책위원장들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횡단보도 민원까지 챙긴 '정원오표 행정'…30년 전 전과는 걸림돌?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 시절 보여준 이른바 '밀착형 행정 능력'이 서울시정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성동구에 12년째 거주 중인 회사원 이미진(50)씨는 "아이 관련 민원을 문자로 보내면 곧바로 조치가 이뤄질 만큼 피드백이 빨라 오래 전부터 '일 잘하는 사람'으로 신뢰했다"며 "성수동의 천지개벽과 재개발·재건축 과정을 지켜보며 구청장으로서의 역량이 검증된 만큼 서울시도 크게 변화시킬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과거 오 후보를 꾸준히 지지해왔다는 주부 이모(71)씨 역시 "새로운 인물이 더 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을 워낙 잘했다는 평이 많아 끝까지 고심한 뒤 투표할 생각"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정 후보가 31년 전 양천구청장 비서실 근무 시절 연루됐던 폭행 전과 논란을 두고는 시민들의 시선이 엇갈렸다. 직장인 김모(67)씨는 "30년도 더 된 과거의 일을 지금의 자질 잣대로 삼는 건 과하다"고 옹호한 반면, 주부 이씨는 "살다 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본인은 빠지고 타인에게 책임을 넘겼다는 의혹을 들으니 조금 찜찜한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정원오 후보가 21일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정원오 후보가 21일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취약계층의 기대감도 감지됐다. 이날 출정식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성동구에서 장애인 시민단체 활동가로 일하는 최모(27)씨는 "오 시장 취임 이후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가 폐지되면서 현장에서 체감할 정도로 어려움이 컸다"며 "복지 정책을 꼼꼼히 챙겨온 정 후보가 시장이 되어 일자리를 돌려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원오 후보가 21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사에서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부동산 세금은 정부 소관"…강남권 파고든 민주당의 실용주의

민주당과 정 후보 캠프는 이번 선거의 승부처를 강남권으로 보고 세몰이에 집중했다. 과거와 달리 강남·서초·송파·강동 일대에서도 정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서초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최모(64)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생각 이상으로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돌면서, 강남권에서도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부동산 세금 우려가 있지만 중앙정부가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 믿고, 서울시장은 말보다 결과물로 증명해 온 정원오 같은 실무형 인재가 맡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변호사(39) 역시 "민주당 시장이 오면 보유세가 바로 오른다는 주장은 법률 개정 권한이 없는 지자체장의 성격을 무시한 정치적 프레임"이라며 "아이 기르기 좋은 안전한 환경을 만들 검증된 카드는 높은 공약 이행률을 기록한 정 후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최근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보유세 인상 여부는 중앙정부와 국회가 법률 개정을 통해 결정하는 사안이지 서울시장이 직접 좌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서울시장을 맡으면 곧바로 보유세가 오른다는 식의 주장은 인과관계가 맞지 않는 정치적 프레임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을 점검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여론조사나 피부로 (강남 민심이) 과거와 다르다고 느낀다"며 강남 4구 구청장 후보들과의 교육 정책 협약 등을 고리로 막판까지 강남 공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원오 후보가 21일 강남역 인근을 돌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정원오 후보가 21일 강남역 인근을 돌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민주당이 강남권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강남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가 증명한다. 당시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단 0.6%p(약 2만6,000표) 차이로 석패했다. 한 후보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22개 구에서 10만여 표를 앞서갔음에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오 후보에게 12만 6,000여 표를 내주며 판세가 뒤집혔다.

결국 이번에도 민주당이 이 두터운 보수 벽을 얼마나 허물 수 있느냐가 서울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장 선거 지지도 조사에서 정 후보는 41.7%, 오 후보는 41.6%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0.1%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특히 오 후보는 서초·강남·송파·강동구가 포함된 강남동권에서 51.8%의 지지율로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였다. 정 후보 캠프 박성준 전략메시지본부장은 "강남권에서도 격차가 줄어드는 흐름이 보인다"며 추격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강남역을 순회하며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강남역을 순회하며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오세훈 향한 청년층의 '셀카' 세례…"전시 행정·안전 부실" 비판도

반면 이날 밤 9시, 강남역 강남스퀘어 유세장에 등장한 오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오 후보는 2030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정 후보와 달리 오 후보를 알아보고는 "오세훈 파이팅"을 외치며 먼저 '셀카'를 요청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대학생 견모(25)씨는 "오랫동안 시정을 이끌며 서울을 세련되게 발전시켰다"며 특히 교육 플랫폼 '서울런'을 언급하며 "단순한 현금 살포보다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교육 기회를 열어주는 지속 가능한 정책이 마음에 든다"고 지지를 보냈다. 

첫날 유세를 마친 오 후보는 기자와 만나 "반응이 굉장히 뜨겁다"며 "잘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오 시장의 이른바 '보여주기식 행정'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바닥 민심도 만만치 않았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22)씨는 "한강버스나 광화문광장 조형물 같은 눈에 띄는 치적 사업보다 취약계층 복지에 재원을 더 썼어야 했다"며 새로운 얼굴로의 교체를 주장했다. 현장에서 만난 다른 시민들 역시 한강버스의 실효성 논란,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성, 그리고 최근 불거진 GTX-A 삼성역 구간의 철근 누락 논란을 언급하며 "전시행정 같다",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안전 문제를 더 세밀하게 챙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서울시민체육대축전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서울시민체육대축전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TV 토론 추가 개최 두고 공방 지속

한편, 선거 초반 기선 제압을 위한 양측의 신경전은 TV 토론 공방으로 번졌다. 서울시장 선거 TV토론은 오는 28일 오후 11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한 차례 예정돼 있다. 오 후보 측은 일대일 추가 토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정 후보 캠프는 오 후보 측이 사생활 의혹 등 네거티브 공세를 멈추지 않는 한 추가 토론은 무의미하다며 선을 그었다.

정 후보는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을 점검한 뒤 오 후보가 관련 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 "토론이 안전을 가져오냐"며 "왜 이런 일에 대해 정쟁으로 비화시키려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이인영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출정식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TV토론은 서울 시민을 위한 것이지 오 후보의 열세 만회용이어서는 안 된다"며 "악의적인 흑색 비방만 계속하면서 토론을 요구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진성준 공동선대위원장도 "31년 전 폭력 사건이나 외박 문제 등을 거론하는 식의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TV토론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 주관 법정 토론은 정책 의제를 중심으로 엄격하게 진행되지만, 일반 방송사 토론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첫날부터 서초·강남의 바닥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행정가 프레임'을 쥔 정 후보의 거센 추격과 '안정적 수성'을 노리는 오 후보의 혈전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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