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핵심 외교라인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성공 확률을 오십 퍼센트 수준으로 보면서도 테헤란 측의 협상 태도 변화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누아르 가르가시 대통령 고문은 22일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글로브섹(Globsec) 국제안보포럼 석상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르가시 고문은 이란이 자국 협상력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습성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외교적 기회를 허비해왔다고 꼬집었다. 벼랑 끝 전술과 무리한 요구가 번번이 협상 파탄으로 귀결됐다는 지적이다. 이번만큼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군사적 충돌 재점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제2라운드 무력 대치가 벌어질 경우 상황이 한층 꼬이게 된다는 우려다. 정치적 경로를 통한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다만 단순한 휴전 합의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란의 역내 대리세력 지원 문제, 핵 개발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역량 등 갈등의 뿌리를 건드리지 않으면 또 다른 분쟁의 불씨만 남긴다는 논리다. 표면적 평화가 아닌 구조적 해결을 UAE가 원한다고 못 박았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전략 요충지에 대해 테헤란이 어떤 형태로든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위험천만한 선례가 된다고 경고했다. 현 상태가 흔들리면 국제 경제 전반에 심대한 파급효과가 미치는 만큼 분쟁 이전 질서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전날에도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이란의 해협 장악 야심을 '비현실적 망상'이라며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강경 성향으로 알려진 가르가시 고문은 지난 3월 이란이 UAE를 집중 타격했을 당시 군사적 응징을 공개 주장했던 인물이다. 당시 온건 대응을 선호한 주변 걸프 국가들과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날 그는 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배경도 상세히 풀어놓았다. 결정까지 삼 년이라는 숙고 기간이 필요했다고 전제한 뒤, 화석연료 시대가 저물어가는 흐름 속에서 원유를 최대한 뽑아 다른 분야 투자 재원으로 돌리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OPEC 쿼터가 생산 역량을 옥죄어온 점이 탈퇴의 핵심 동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UAE의 일일 생산 능력은 약 485만 배럴에 달하지만 OPEC 합의에 묶여 350만 배럴 선에서 머물러왔다. UAE 당국은 2027년까지 하루 500만 배럴 산유 체제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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