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로 유입되는 해외 자본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투자처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독일 경제에너지부 소속 무역투자청(GTAI)이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외국인직접투자(FDI) 건수는 1천564건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3% 줄어든 수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액 기준으로는 더욱 충격적인데, 118억유로(약 20조7천억원)에 그쳐 직전 해 232억유로(약 40조8천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2021년 1천806건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독일 FDI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해 낙폭은 201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국가별 현황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중국이 228건으로 선두를 차지했고, 미국은 206건에 머물렀다. 미국발 자본 유입은 2016년 통계 집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스위스가 174건으로 3위를 차지했으며 영국 117건, 네덜란드 89건, 프랑스 88건 순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물류·에너지 부문 중심으로 15건의 신규 사업을 진출시켰다.
GTAI 투자유치 담당 아힘 하르티히는 글로벌 관세 갈등과 통상 마찰로 인한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세계적 추세라는 설명이다.
반면 컨설팅그룹 EY 독일법인의 헨리크 알레르스는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 인터뷰에서 날카로운 비판을 내놨다. 프랑스와 영국이 일시적이나마 반등에 성공한 것과 달리 독일만 수년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조세 부담, 치솟는 인건비와 전력료, 거기에 번거로운 행정 절차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그는 꼬집었다. 수년째 개혁 담론만 무성할 뿐 체감할 만한 변화는 요원하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지난 20일 전자·전기산업 행사 연설에서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을 강력한 제조업 기반 국가로 유지하고 혁신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것이 정부의 핵심 목표라고 그는 재차 역설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