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배달 앱을 쓰다 보면 배달비가 0원인 경우가 늘었다. 쿠팡이츠가 지난 21일 와우 멤버십 회원은 물론 일반회원에게도 8월까지 배달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상공인과 배달 기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결국 그 돈은 우리가 낸다"는 것이다. 쿠팡이츠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수치를 들고 반박에 나섰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까지 맞물리면서 논란은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공짜 배달, 그 돈은 누가 내나
소상공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간단하다. 쿠팡이츠가 배달비를 대신 내주는 비용을 어딘가에서 메워야 한다면, 결국 입점 업체의 수수료나 광고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떠넘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5개 소상공인 단체가 "소상공인들의 고혈을 쥐어짜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반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도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비용을 입점 업체와 소비자에게 은밀하게 전가하는 기만행위"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배달비 전액을 우리가 부담하며, 입점 업체에 추가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체 데이터를 공개했다. 2024년 3월 와우 회원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시작한 이후 1년간을 분석했더니 입점 업체의 주문 건당 부담금이 오히려 5% 줄었고, 상점당 매출은 98% 늘었다는 것이다. 배달비 부담이 사라지자 소비자들이 주문을 더 많이 넣었고, 그 혜택이 고스란히 자영업자에게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지금 무엇을 조사하고 있나
논란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공정위 조사다. 공정위는 쿠팡이츠가 입점 업체들에게 이른바 '최혜대우'를 강요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혜대우란 쉽게 말해 "우리 앱에서 파는 음식값과 수수료를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보다 절대 비싸게 받으면 안 된다"고 압박하는 행위다.
입점 업체 입장에서는 경쟁 플랫폼에서 수수료를 낮출 기회 자체가 막히는 셈이다. 공정위는 이것이 플랫폼 간 경쟁을 가로막고 결국 수수료 부담을 자영업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확대를 발표한 날, 공정위에 이 혐의에 대한 자진 시정안(동의의결)을 재신청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졌다. 동의의결이란 "우리가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스스로 고치겠다"고 제안하면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여 제재 없이 사건을 마무리하는 제도다. 지난해 한 차례 신청했다가 철회한 뒤 다시 꺼내 든 카드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타이밍을 주목한다. 소비자에게는 공짜 배달로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고, 공정위에는 자진 시정 의지를 동시에 내보이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월까지 계속되는 싸움… 결론은 공정위 손에
이 논란의 마침표는 결국 공정위가 찍는다. 쿠팡이츠의 자진 시정안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제재를 밀어붙일지가 관건이다. 이번 자진 시정 신청은 최혜대우 혐의에만 해당되고, 와우 멤버십과 쿠팡이츠를 묶어 파는 이른바 '끼워팔기' 혐의는 별도로 진행 중이라 사건 전체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프로모션이 끝나는 8월까지 소비자들은 공짜 배달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쿠팡이츠가 제시한 수치가 실제로 검증될지, 공정위 제재 수위는 어떻게 결론 날지,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세 개의 변수가 동시에 풀려야 이 논란도 비로소 가라앉을 수 있다.
[폴리뉴스 조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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