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공해서 나포된 평화 활동가, 군함 내 암흑 속 집단 가혹행위 경험 증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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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공해서 나포된 평화 활동가, 군함 내 암흑 속 집단 가혹행위 경험 증언 (종합)

나남뉴스 2026-05-22 18:51: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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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추방된 한국인 평화 활동가가 군함 컨테이너 내부에서 벌어진 가혹행위 실상을 상세히 공개했다.

22일 귀국한 김씨는 연합뉴스에 따르면 병원으로 직행해 왼쪽 고막 파열 의심 진단을 받았다. 나포 직후 조명이 꺼진 컨테이너 안에서 다수의 군인들로부터 얼굴을 집중적으로 가격당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함께 승선했던 김동현 활동가의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포박 상태에서 구타를 당해 횡문근 융해증 판정을 받았으며, 근육 손상 지표인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가 정상치 200 대비 5천500까지 치솟아 장기간 병원 치료가 불가피한 형편이다.

프랑스를 출발해 이탈리아, 그리스, 튀르키예를 경유하던 32피트 세일링 보트 '리나 알 나불시'호는 목적지인 가자지구를 약 218.5㎞ 앞둔 지중해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해군에 나포됐다. 도착까지 채 24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김씨는 나포 당시 상황을 해적 습격에 비유했다. 무전 주파수에 음악을 틀어 구조 요청을 차단한 뒤 쾌속 고무보트로 접근해 위치 추적 장비부터 파괴했다는 것이다. 완전 무장한 군인들은 신원이나 나포 사유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총구를 겨눴고, 고무탄과 섬광탄, 테이저건까지 동원됐다.

컨테이너 감금 과정에서 자행된 폭력은 조직적이었다. 활동가들을 한 명씩 어둠 속으로 끌고 가 집단 구타를 가했으며, 여성 활동가 중에는 성적 가혹행위 피해자도 있었다고 김씨는 전했다. 남성 대다수는 테이저건 고문을 당했고, 아랍계 참가자들은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폭행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추방 과정 역시 가혹했다.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기내에서도 지속적인 감시가 이어졌고, 태국 경유 중에는 음식과 물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 휴대전화와 지갑을 압수당한 탓에 영사관과의 연락도 두절된 상태였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항해에 참여했던 김씨가 재차 배에 오른 이유는 가자지구의 변함없는 고립 상황 때문이다. 기아와 폭격으로 주민들이 계속 목숨을 잃고 있는 현실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진 이번 항해에는 유럽 정치인들과 프랑스 국회의원, 아일랜드 대통령의 여동생 등도 동승했다.

'해초'라는 활동명을 쓰는 그는 가장 낮은 곳에서 투쟁하는 민중을 뜻하는 '민초'에서 착안해 바다 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시절 제주 강정마을 방문이 사회 문제에 눈뜨게 된 결정적 계기였으며, 이후 밀양 등 각지 현장을 누비며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일각의 '무모한 행동', '외교적 부담' 비판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수긍하면서도 반론을 폈다. 전 세계적으로는 일반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제 연대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고립된 지역 주민들과 손잡는 행위가 유별난 일이 아니라 시민이 목소리를 내는 정당한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길 희망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여권 사용 제한 조치가 지속되더라도 활동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김씨는 단언했다. 이동의 자유는 기본권이며 여권법을 통한 제약은 권리 침해라는 입장이다. 여권법 폐지 운동도 병행할 계획이며, 우선 올해는 복학해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스로를 '겁쟁이'라 칭하는 그는 밤에 혼자 잠드는 것도 두려워하는 성격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해야 한다고 믿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소신을 전했다. 가자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 함께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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