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관세 강화…포스코·현대제철, 현지화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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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관세 강화…포스코·현대제철, 현지화 속도전

투데이신문 2026-05-22 18:5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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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쌓인 철강제품들. [사진=뉴시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쌓인 철강제품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유럽연합(EU)이 외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수출선 다변화 등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올해 들어 개선세를 보이는 시황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포스코·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수출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최근 철강 제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대폭 상향하고 무관세 수입 쿼터를 기존 대비 약 절반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최종 의결했다. 조정된 관세와 할당량은 회원국 승인을 거쳐 현재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가 만료되는 오는 7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EU의 이번 조치는 역내 철강산업의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U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철강 시장의 균형이 깨졌다고 판단한다. 또한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로 역내에 철강 제품 물량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미국에 관세 인하를 요구해 왔다. 

철강업계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직 EU가 국가별·품목별 무관세 쿼터를 정하지 않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지난해 EU 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것과 유사한 내용으로, 국가별·품목별 쿼터가 확정되지 않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무관세 적용 물량이 기존 연간 3500만t 수준에서 1830만t으로 약 47% 줄어드는 점이 국내 철강 업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EU에 대한 한국의 철강 수출액은 약 3억달러(약 4548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철강제품 수출액인 26억달러(약 3조9423억원)의 11.5%에 달한다. 

전문가는 막 회복되기 시장한 철강 시황이 다시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산업탄소중립연구실 이재윤 실장은 “EU의 무관세 쿼터가 크게 줄어들 예정인 만큼 철강 업계가 대체 수출처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에서 언제 추가 관세 조치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고, 국내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기도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철강 시황이 매우 저조했고 올해 들어 조금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유럽 관세 강화 조치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강 생산 현지화 및 제품 고부가가치화에 역량을 집중하며 관세장벽에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펼쳐 왔다. 인도 일관제철소, 미국 루이지애나주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해외 일관제철소가 준공되기 전까지 현지 생산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미국 철강 기업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일관제철소 건설은 현대제철과의 합작 프로젝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각각 2780억원, 7074억원을 현지 합작법인에 신규 납입하며 투자를 본격화했다. 공장 준공을 위한 실무 작업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주력 투자사인 현대제철은 최근 독일의 SMS그룹을 핵심 공정인 압연 설비 공급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의 현지화 전략은 당초 관세 대응보다 ‘수익성 강화’가 중점 목표였지만, 관세장벽이 빠르게 형성되는 상황과 맞물려 부가적인 효과를 얻게 됐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성숙하면서 국내에서는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에 따라 해외 거점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예전부터 검토해 왔다”며 “해외 투자가 관세 상황과 맞물리며 자연스럽게 관세 대응과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미래 산업을 겨냥한 8대 전략제품에 R&D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3세대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고, 전력 인프라 등 신수요를 겨냥한 포트폴리오도 확장하고 있다. 

관계자는 “품목별로 상황이 다르겠지만, 유럽이 관세장벽을 높여도 특수한 고급 철강제품은 어느 정도 수요가 유지될 것 같다”며 “철강업계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수출 다각화를 통한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 이재윤 실장은 “수출 판로 자체가 줄어드는 점은 철강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란 전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재건 수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수출 기회를 잘 찾아보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장벽으로 인한 수출 영향을 면밀히 파악해 왔다”며 “품목별로 수요처가 모두 다른 만큼 제품별·품목별로 전략을 재정비하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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