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심을 판단하기란 늘 어렵다. 대한민국 정치의 축소판이면서도, 동시에 전국 흐름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도시가 서울이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정권의 향배를 가르는 바로미터가 되지만, 지방선거에서는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다. 이념보다 삶을 보고, 구호보다 행정을 본다. 그래서 서울시장 선거는 언제나 마지막까지 예측이 어렵다.
6·3 지방선거를 열이틀 앞두고 22일 발표된 여론조사는 그런 서울의 특징을 다시 보여준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웰이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20~21일 서울 거주 성인남녀 9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44.8%,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2.0%를 기록했다. 격차는 불과 2.8%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안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초박빙이다. 그러나 정치에서 숫자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흐름의 변화다.
무엇이 서울 민심을 흔들고 있는 것일까.
첫째는 중앙정치 변수다. 서울은 전국 어느 도시보다 중앙정치의 영향을 크게 받는 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지방선거에도 투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동시에 정치적 논란과 피로감 역시 민심에 빠르게 반영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각종 정치 현안과 공방이 이어지면서 일부 유권자층 사이에서는 "서울시장은 서울을 잘 운영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현실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특정 이슈 하나가 판세를 바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중앙정치의 긴장이 서울시장 선거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둘째는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다. 정원오 후보는 40·50대에서 강세를 보이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과거 폭행 의혹 해명과 관련해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적지 않게 나온 점은 정치적으로 가볍게 보기 어려운 신호다. 선거에서 중도층은 정책 공약보다 '설명되지 않은 의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사실 여부를 떠나, 유권자가 얼마나 납득했는 지가 선거에서는 중요하게 작동한다.
반면 오세훈 후보에게는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과 함께 행정 경험이라는 요소가 작용하는 흐름도 읽힌다. 서울은 거대한 생활 도시다. 교통, 주택, 재개발, 안전, 복지 등 시민 삶과 직결된 문제가 많다. 이런 도시에서는 때로 이념보다 '누가 더 익숙하게 시정을 운영할 수 있는가'라는 안정감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실제 여론조사에서 20·30대와 70세 이상 층에서 상대적 강세가 나타난 점은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더라도 현재 제일 중요한 요소는 아직 승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점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언제나 마지막 일주일이 승부처였다. 부동층은 생각보다 많고, TV토론 한 번에 분위기가 바뀌기도 한다.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피로감이 커질수록 오히려 조용한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선거가 어느 한쪽의 독주 구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 민심은 지금 출마 후보들을 놓고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 유권자들은 결국 이념보다 삶을, 구호보다 실력을 선택해 온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마지막 순간 시민들은 "누가 앞으로 4년의 서울을 맡길 만한가"라는 질문 앞에서 표를 던질 것이다.
그래서 서울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