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태훈 기자]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정든 축구화를 벗는다.
아스필리쿠에타는 22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이번 시즌이 프로축구 선수로서 내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오랜 세월 동안 꿈을 이루며 살아온 만큼, 이제는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느낀다”며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아스필리쿠에타는 “팬 여러분께. 여러분의 열정과 응원은 내가 매일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을 줬다. 특히 힘든 순간에도 나를 믿어준 덕분에 좋은 순간들은 더욱 특별해질 수 있었다. 내가 언제나 자부심과 진심을 다해 여러분의 유니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수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축구는 내게 정말 많은 것을 줬다. 팀워크, 희생, 겸손, 존중과 같은 가치를 가르쳐줬고, 새로운 나라와 문화, 언어를 경험할 기회를 선물했다. 내 마음은 감사함으로 가득 차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추억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늘 간직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스필리쿠에타는 헌신의 대명사였다. 화려한 기술이나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앞세운 선수는 아니었지만, 투지 넘치는 수비와 성실한 태도, 빼어난 리더십으로 오랜 시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무대는 첼시였다. 오사수나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아스필리쿠에타는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를 거쳐 2012-13시즌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데뷔 시즌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까지 경험했다.
이후 아스필리쿠에타는 첼시 수비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다. 오른쪽 풀백은 물론 왼쪽 풀백과 스리백의 센터백까지 소화하며 감독과 전술을 가리지 않고 제 몫을 다했다. 어떤 위치에 배치돼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첼시 수비의 중심을 잡았다.
리더십도 돋보였다. 아스필리쿠에타는 주장 완장을 차고 첼시를 이끌었고, 프리미어리그(PL) 우승 2회, UEL 우승 2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 FA컵 우승 1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1회, UEFA 슈퍼컵 우승 1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커리어 최고의 순간은 단연 2020-21시즌이었다. 아스필리쿠에타는 첼시의 주장으로 포르투에서 열린 UCL 결승전에 출전했고, 맨체스터 시티를 1-0으로 꺾으며 구단 역사상 두 번째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첼시에서만 10년 넘게 활약한 아스필리쿠에타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합류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두 시즌 동안 스페인 무대에서 경험을 더한 뒤, 이번 시즌 세비야에 입단했다. 세비야에서는 공식전 16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고, 경기장 안팎에서 베테랑으로서 큰 영향력을 보여줬다.
세비야는 “아스필리쿠에타는 이번 주 토요일 발라이도스에서 열리는 경기를 통해 세비야 유니폼을 입고 자신의 위대한 선수 경력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구단은 그가 보여준 헌신과 프로페셔널리즘에 감사한다. 축구화를 벗은 뒤 마주하게 될 향후 직업적, 개인적 프로젝트에서도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성기를 함께했던 첼시 역시 레전드의 마지막을 기념했다. 첼시는 “구단 레전드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 훌륭했던 선수 생활을 보낸 아스필리쿠에타에게 축하를 전하며, 모든 것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오사수나에서 시작해 마르세유, 첼시, 아틀레티코, 세비야를 거친 아스필리쿠에타는 스페인 대표팀까지 포함해 통산 8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했던 ‘헌신의 아이콘’은 그렇게 20시즌에 걸친 찬란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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