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는 2017년 소송이 제기된 이후 약 9년 만이자, 2심 선고 후 7년 6개월 만의 결론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을 하청노조와 교섭해야 하는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하청노조는 원청이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을 통제·결정하는 만큼 교섭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다수 의견(8명)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 사건에는 기존 노동조합법 해석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즉 원칙적으로 사용자는 근로자를 지휘·감독하고 임금 지급을 목적으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맺은 자라는 기존 법리를 유지한 것이다.
원청이 하청노조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을 소극적 의무를 질 수는 있어도, 적극적으로 단체교섭에 응할 책임까지 있다고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판단도 내놨다.
특히 대법원은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사용자 범위를 넓혔더라도 이를 시행 이전 사건에 소급 적용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개정법이 적용되는 향후 사건에서 새 조문 취지에 맞게 사용자 개념을 해석하면 충분하다는 취지다.
반면 주심인 오경미 대법관을 비롯한 이흥구·신숙희·마용주 대법관 등 4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명시적 근로계약이 없더라도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다면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봤다. 노동3권의 핵심인 단체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외주화·간접고용 확대 현실을 반영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판결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향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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