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금융지주들이 올해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대를 유지하며 주주환원 확대 기반을 이어갔다. 다만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환율 변동과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압력이 맞물리면서 자본관리 능력이 향후 밸류업 성과를 가르는 변수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4대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KB금융이 13.63%·우리금융 13.60%·신한금융 13.19%·하나금융 13.09%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주주환원 확대의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13% 이상을 유지했다.
CET1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회사의 손실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자본건전성 지표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밸류업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하면서 CET1은 단순 건전성 지표를 넘어 주주환원 여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 4대 금융지주 CET1 13%대 유지...KB금융지주 13.63%
KB금융은 1분기 말 CET1 비율이 13.63%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보다 0.19%포인트 하락했지만 13% 중반대를 유지했다. KB금융은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당 1143원의 분기 현금배당과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KB금융은 CET1과 연계한 주주환원 기준을 제시한 점이 특징이다. KB금융은 2025년도 말 CET1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연간 현금배당과 1분기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반영하고, 상반기 말 CET1 13.5%를 초과하는 자본에 상응하는 금액을 하반기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K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8924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11.5%가 증가했다. KB금융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연초 대규모 주주환원에 따른 하방 압력에도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관리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1분기 CET1 비율이 13.60%로 전 분기보다 0.70%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자본비율 열위가 부각됐지만, 1분기에는 KB금융과 비슷한 13% 중반대까지 올라섰다.
우리금융의 CET1 상승에는 유형자산 재평가 효과가 반영됐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보고서를 통해 "유형자산 재평가로 2조5000억원의 재평가 차액이 발생했고 세후 기준 1조8000억원의 재평가 이익이 반영됐다"며, "이는 CET1 비율을 60bp 끌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CET1 비율 13.6%라는 압도적인 숫자를 기록하며 금융지주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자본안정성을 증명했다"며, "풍부한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보험·증권 자회사 통합 및 규모 증대에 주력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1분기 CET1 비율이 13.19%를 기록했다. 13% 선은 지켰지만 KB금융과 우리금융보다 낮은 구간에 머물렀다. 신한금융은 새 밸류업 정책에서 ROE 10% 이상·주주환원율 50% 이상·CET1 비율 13%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신한금융의 주주환원 공식에는 자본과 RWA가 직접 반영된다. LS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신한금융 보고서에서 "ROE와 성장률을 고려한 새로운 주주환원 포뮬러를 제시했다"며, "성장률에는 자본과 RWA가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비은행 이익 개선과 ROC 관리를 통해 ROE와 PBR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새 밸류업 정책과 관련해 "내부한계수익률과 성장률 등 세부 수치가 더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신한금융의 1분기 CET1 비율은 환율 상승과 자산 성장 확대 영향으로 16bp 하락했으며, 새 밸류업 계획에서는 CET1 13.0~13.4% 구간 관리 목표가 제시됐다.
하나금융은 1분기 CET1 비율이 13.09%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전 분기 대비 하락 폭도 29bp로 컸다. 하나금융은 13% 선을 지켰지만, 목표 관리 구간인 13.0~13.5%의 하단에 가까웠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1분기 CET1 비율 하락 요인으로 환율 약세·비은행 바젤Ⅲ 경과 규정·대출 성장에 따른 RWA 증가·배당·자사주 등 주주환원 영향을 꼽았다.
최 연구원은 "환율 약세 요인이 18bp, 비은행 바젤Ⅲ 경과 규정 영향이 9bp 작용했다"며, "대출 성장에 따른 RWA 증가와 배당·자사주 등 주주환원에 따른 하락 요인이 손익 효과 42bp를 크게 웃돌면서 CET1 비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2분기 이후 하나금융의 자본비율 회복 가능성에 대해 "해외 장기지분투자와 해외점포 이익잉여금에 대한 구조적 외환포지션 인정 효과 11bp가 실적 발표 후 최종 수치에 반영될 것이다"며 "손실사건 운영리스크 적용기간 축소에 따른 상승 효과도 2분기 중 15~20bp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환원 확대 속 RWA 관리 부담 부각
이렇듯 금융지주 밸류업 경쟁의 기준은 과거 순이익에서 주주환원 규모와 자본비율 관리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을 키우지만 동시에 자본을 줄이는 요인이다. 또한 대출 성장과 비은행 확대는 위험가중자산을 늘려 CET1 비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순이익을 얼마나 냈는지보다 환원 확대 이후에도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금융지주 평가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4대 금융지주의 자본비율에 대해 같은 13%대라도 회사별 밸류업 여력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단순히 CET1 13%를 넘겼는지보다 환원 확대 이후에도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추세다.
특히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는 금융지주 밸류업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키우는 과정에서도 RWA를 크게 소모하지 않는 수수료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한 이익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은 "총주주환원율이 60% 이상으로 높아지기 위해서는 RoRWA 제고 전략으로 CET1 비율을 유지하면서 ROE를 개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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