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잠정합의안에 대한 내부 조합원 찬반 투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최대 노조이자 반도체(DS) 부문 조합원으로 구성된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투표 당일 모바일·가전(DX) 소속 노조에 '투표권 없음'을 전격 통보하면서 노노(勞勞)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측에 "이번 잠정합의안 표결에서 동행노조 조합원들의 투표권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습 통보했다.
당초 초기업노조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동행노조 등 3개 노조가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함께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초기업노조가 투표 당일 오전 기습적으로 동행노조를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 간 공동 전선이 극심한 극심한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동행노조 측은 초기업노조의 이 같은 결정에 즉각 격분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동행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20일과 21일에 거쳐 동행노조 측에 "각 조합은 22일 14시부터 진행되는 2026년 임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부탁드립니다"라며 "조합원 명부는 21일 14시 명부 기준으로 일치 부탁드립니다"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초기업노조는 투표 당일 공문을 통해 "동행노조는 지난 4일 공동교섭 종료 통보에 따라 이번 공동교섭단 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22일 오전 8시 기준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1만 2298명으로 집계됐다. 전날(21일) 오전 10시 기준 4708명이었던 가입자 수가 하루 새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동행노조의 한 조합원은 "전날까지 투표하라고 준비하라고 해놓고선 정작 투표 당일 오전에 투표권이 없다고 말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이는 동행노조를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도이자 투표를 기다린 조합원들을 기만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초기업노조가 본격적인 '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 동행노조를 중심으로 확산하던 '잠정합의안 부결' 결집 움직임을 조기에 차단하고 선을 긋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노동계 관계자는 "투표 당일 몇 시간을 앞두고 특정 직군이나 노조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향후 투표 결과와 별개로 절차적 정당성을 두고 법적 공방 등 심각한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동행노조 측은 초기업노조의 통보에 대해 공식적인 항의와 함께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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