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이 사상 처음으로 무역흑자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때 중국 의존도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미국과 유럽,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넓히며 체질을 바꾼 결과라는 분석이다. K-뷰티가 '한류 소비재' 수준을 넘어 대표 흑자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무역흑자는 101억 달러로, 전년보다 13.5% 늘며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수입액은 12억9000만 달러로 소폭 줄었다. 전체 무역흑자 780억 달러 가운데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9%에 달했다.
특히 수출국이 다변화했다.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은 지난해 미국으로 바뀌었다. 미국 수출액은 22억 달러로, 20억 달러를 기록한 중국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대중 수출은 줄었지만 미국과 유럽, 중동 등 다른 지역에서 성과를 내며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뜻이다. 수출국 수는 172개국에서 202개국으로 늘어 사실상 전 세계로 판로가 넓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중동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폴란드는 전년 대비 115% 늘며 수출 순위 9위로 뛰어올랐고, 아랍에미리트(UAE)도 70% 넘게 증가해 8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층이 넓은 미국·유럽 시장에서 K-뷰티가 단순 유행이 아니라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산 실적도 역대 최대였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액은 17조9382억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1·2위를 지켰고, 애경산업이 뒤를 이었다.
다만 순위 변동 폭은 중소 브랜드가 훨씬 컸다. 에이피알은 21위에서 4위로 뛰었고, 구다이글로벌과 비나우도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ODM 업계에서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여전히 양강 구도를 이어갔다.
정부도 K-뷰티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선다. 식약처 측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안전성 평가 강화 흐름에 맞춰 국내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업계가 대응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과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9월에는 규제기관장 회의를 열어 글로벌 협력도 넓힐 방침이다. 할랄 인증 지원 사업까지 본격화되면서, K-뷰티의 다음 무대는 중동과 이슬람권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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