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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는 현지시간으로 21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22일 오전 8시 30분)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신규 발사대에서 12번째 스타십 시험 비행을 시도한다. 이번 비행은 스타십 V3의 첫 데뷔이자 IPO 직전 투자자들에게 기술력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다.
◇V3, 무엇이 달라졌나
스타십 V3는 높이 약 124m에 달하며, 추력은 1800만 파운드(약 8160만 뉴턴)로 역대 최강 수준이다. 기존 V2와의 가장 큰 차이는 보조 로켓(슈퍼 헤비)의 33개 랩터 엔진 재설계에 있다. 연료 이송관을 개조해 엔진이 더 빠르게 동시에 점화될 수 있도록 했고, 무게 대비 추력도 개선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에 “스타십 V3의 거의 모든 부품이 V2와 다르다”고 밝혔다.
저궤도 탑재 중량도 기존 팰컨9(약 23톤)의 4배 이상인 최대 100톤으로 설계됐다. CNBC에 따르면 이번 시험 비행에서는 승무원이나 실제 화물 없이 스타링크 위성 모형(시뮬레이터) 20기를 탑재하고, 대기권 재진입 시 동체를 보호하는 열차폐 타일도 검증할 예정이다.
◇IPO의 그림자…22조원 투자에도 적자
스페이스X는 지난 21일 미국 증권당국(SEC)에 상장 신청서(S-1)를 제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목표 기업가치는 1조7500억 달러(약 2634조6250억원)로, 이는 역대 미국 기업 IPO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문제는 스타십에 쏟아부은 비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스타십 개발에 총 150억 달러(약 22조5825억원) 이상을 투입했으며, 2025년에만 30억 달러가 집행됐다. 이 여파로 우주 사업 부문은 올해 1분기에만 6억6200만 달러(약 9966억4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스타링크 사업은 견조하다. CNBC에 따르면 스타링크를 포함한 커넥티비티 부문은 2025년 연간 매출 114억 달러, 영업이익 44억 달러를 올렸다. 전체 매출의 61%, 영업이익의 사실상 전부를 차지한다. 결국 스타링크가 스타십의 적자를 메우는 구조다.
스페이스X 상장 신청서는 스타십을 회사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제시하면서도 ‘리스크 요인’ 1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뉴버거버먼의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 대니얼 핸슨은 WSJ에 “실행 이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며 “이 팀이 결국 스타십을 완성하면 엄청난 가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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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의 시험, 성과와 실패 사이
스타십의 시험 비행 이력은 성공과 실패가 뒤섞인다. 2023년 4월 첫 시험 비행은 발사 직후 폭발로 끝났다. 이후 2024년 6월 4차 비행에서 귀환에 성공했고, 같은 해 10월 5차 비행에서는 초대형 로봇 팔(‘젓가락’)로 부스터를 공중에서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25년 1월과 3월에는 연속으로 우주 공간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월 사고 때는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플로리다 일대 공항 항공편을 일시 중단시켰다.
10번째 비행(2025년 8월)에서 모형 스타링크 위성 배치를 처음으로 성공했고, 11번째 비행(2025년 10월)에서는 인도양 착수에 성공하면서 이번 V3 첫 비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변수는
스페이스X가 IPO 신청서에서 스타십의 핵심 과제로 직접 거론한 항목들이 이번 비행의 성패를 가를 변수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비행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위성 배치 기능의 안정성이 첫 번째 시험대다. 스페이스X는 올해 하반기부터 스타십으로 스타링크 위성을 실전 발사할 계획이다. 비행당 최대 60기를 배치할 수 있어, 스타링크 서비스 확장 속도가 결정적으로 빨라질 수 있다. 이번 시험에서 모형 위성 20기 배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는지가 직접적인 선행 지표다.
재사용성 검증도 핵심이다. 항공기처럼 빠른 재운항(turnaround)을 목표로 한 완전 재사용 구성이 이번 비행의 핵심 설계 목표다. 부스터 회수 및 재착륙 성공 여부가 연간 수천 회 운용이라는 장기 사업 계획의 현실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달·화성 임무 로드맵의 현실성도 빼놓을 수 없다. 나사(NASA)는 2028년 달 착륙(아르테미스 IV)을 위한 착륙선으로 스타십을 지목하고 있으며, 2027년 주요 시연 비행을 기대하고 있다. 궤도상 연료 재충전 기술은 아직 시연조차 되지 않았다. 한 번의 시험 비행으로 결론 낼 수 없지만, 투자자들이 1조 75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납득하려면 기술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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