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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기술 이전의 대명사 에임드바이오
작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개발사 에임드바이오(0009K0)는 상장 당시 회사가 에셋 기술이전을 다수 성공한 기업임을 강조했다. 이는 플랫폼 기술이전과 차별성을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플랫폼 기술이전의 경우 파트너사가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직접한다. 반면 에셋 기술이전은 이미 만들어진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인 만큼 시간·비용 측면에서 앞선다고 에임드바이오는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통상 협상 테이블에서 플랫폼 기술이전보다 에셋 기술이전이 다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비상장 단계에서 화이자가 인수한 바이오헤이븐에 'AMB302'(임상 1상), SK(034730)플라즈마에 'AMB303'(전임상), 베링거인겔하임에 'ODS025'(전임상)를 각각 기술이전했다. 이어 에임드바이오는 오스트리아 CB메드에 정밀의료 스크리닝기술을 기술이전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과 ADC 페이로드 2종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에 따르면 누적 총 계약 규모는 3조원에 이른다.
에임드바이오는 상장 증권신고서상 올해 영업실적 전망으로 매출 276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적어냈다. 이후 에임드바이오는 올해 3월 공정공시를 통해 매출 563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회계처리 기준, 환율 등을 반영한 것도 있지만 추가 사업기회에 대한 매출 추정이 더해졌다.
한 국내 바이오텍 대표는 "국내에서는 플랫폼 기술이전을 파트너사가 연구비를 모두 지불하는 좋은 딜로 인식한다"며 "하지만 미국 투자자들은 대부분 플랫폼 기술이전의 가치를 국내보다 높게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기술이전의 경우 마일스톤이 유입되는 데에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파트너 업체에서 연구 진도를 빼는 속도가 느리거나 좋은 타깃을 뺏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과 실력만 있다면 에셋을 만들어서 파는 방향이 플랫폼의 가치 희석도 덜 되고 통제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바이오텍 관계자는 "플랫폼이나 에셋이나 기술이전 계약 후 마일스톤 기술료를 수령할 수 있도록 진도를 빼야한다"며 "플랫폼이라고 안좋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에셋이 됐다는 것 자체가 일정 수준의 연구개발을 거쳤다는 내용이라서 계약 면면에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플랫폼은 어떠한 것을 개발할 수 있는 시발점이고 A라는 물질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며 "비용가치 측면에서 에셋은 그만큼 연구가 된 것이니 선급금을 받거나 결과물을 평가받을 때에도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분산투자 개념의 플랫폼 알지노믹스
플랫폼 기술이전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에셋은 한 회사와만 계약할 수 있지만 플랫폼은 다수의 회사와 계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분산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플랫폼을 기술이전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개념검증(PoC)이 필요한 만큼 플랫폼 기술의 신뢰성 측면에서 제3자의 의견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에임드바이오와 유사한 시점 코스닥에 상장한 알지노믹스(476830)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라이릴리와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알지노믹스의 경우 일라이릴리가 성공적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내면 글로벌 빅파마가 대신 입증해준 플랫폼이라는 업적(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알지노믹스는 작년 5월 리보핵산(RNA) 치환효소 플랫폼 기술을 일라이릴리에 이전했다. 총 계약 금액은 13억3400만 달러(약 1조 9640억원)에 달한다. 알지노믹스는 일라릴리와 비밀유지 계약을 이유로 선급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매출이 전혀 없었던 것에서 계약 체결 이후 약 70억원의 매출을 보고한 점에서 선급금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선급금 비율은 0.35%로 추정된다.
일라이릴리는 알지노믹스의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유전성 난청 질환을 대상으로 복수의 추가적인 약물 타깃을 지정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진다. 이러한 옵션 행사 시 약물 타깃마다 계약금, 마일스톤 지급 구조 하에 연구개발 절차를 밟는다. 복수의 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내용인 만큼 총 계약규모는 약 2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실제로 총액에 도달한다는 보장은 없다.
알지노믹스는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플랫폼 기술 기반의 기술이전 외에도 개발중인 RZ-001, RZ-003, RZ-004 등의 개별 파이프라인 에셋 자체에 대한 기술이전 역시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적은 것도 눈에 띈다.
기술의 상세 내용은 다르나 'RNA' 키워드로 묶이는 올릭스(226950)의 경우 작년 2월 대사이상지방간염·비만 치료제 'OLX702A' 단일 에셋을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했다. 총 계약금은 9116억원에 선급금은 미공개했으나 해당 기간 기술이전 수익료로 96억원을 보고했다. 이에 따른 선급금 비율은 1.05%로 알지노믹스의 플랫폼 계약 선급금 비율보다 현실적이라고 평가된다.
◇에셋과 플랫폼 기술이전 모두 경험한 오름테라퓨틱
에임드바이오, 알지노믹스와 동일하게 작년 코스닥에 상장한 오름테라퓨틱(475830)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에셋 통매각, 그리고 버텍스(Vertex)에 세 가지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전을 성공했다. 이로써 오름테라퓨틱은 에셋과 플랫폼 딜을 모두 경험했다.
오름테라퓨틱은 2023년 BMS에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6151을 총 계약규모 2435억원, 선급금 1352억원 기술이전했다. 전임상 단계에서 체결한 계약이며 BMS가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듬해인 2024년 버텍스에는 표적단백질분해(TPD) 플랫폼 기술을 최대 3개의 타깃에 대해 타깃 당 총 마일스톤 최대 3억1000만 달러(약 4569억원)에 기술이전했다. 수취한 선급금은 1500만 달러(약 220억원)에 이른다.
종합적으로는 버텍스 기술이전 규모가 더 클 수 있으나 단일 에셋으로 비교한다면 BMS와의 내용이 더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통의 에셋 기술이전은 임상 1상, 2상 단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미 전임상 단계에서 평균 5년 정도 개발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면 플랫폼 기술이전은 이제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5년이라는 기간의 차이가 벌어진다. 이 때문에 단일 에셋의 가치가 플랫폼 기술이전과 비교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텍들이 이런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에셋 기술이전 실적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브리즈바이오(옛 진에딧)가 플랫폼 기술기업에서 자체 신약개발사로 전환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브리즈바이오는 국내 과학자들이 미국에서 창업한 바이오텍으로 올해 2월 2500만달러(약 36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유치를 완료하면서 3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책정했다. 재무적 투자자(FI) 리스트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로프티락인베스트먼트 △데일리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패스웨이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키움인베스트먼트 △세콰이어캐피탈 등이다.
브리즈바이오는 사렙타, 제넨텍 등 이름 있는 미국 신약개발사들과 플랫폼 기술계약을 체결한 성과가 있다. 사렙타와는 2020년부터 공동연구를 시작해 2022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사렙타가 선정하는 최대 4개 신경근육 적응증에 대해 독점 라이선스 옵션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사렙타 측의 연구비 지급 외에 최대 5700만달러(약 840억원)를 수령할 수 있다.
브리즈바이오는 제넨텍과 2024년 1월 계약을 체결해 자가면역 적응증을 대상으로 핵산 기반 의약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친수성 나노입자(HNPs)를 공동 발굴 및 개발한다. 선급금으로 1500만달러(약 220억원)를 수령했다. 마일스톤으로는 최대 6억2900만 달러(약 9256억원)을 받는다.
브리즈바이오는 최근 제1형 당뇨병 치료제 임상 계획(IND)을 준비하고 있밝혔다. 브리즈바이오 관계자는 "유전자 전달 플랫폼 기업에서 부가가치가 더 높은 신약 플랫폼 기업으로 진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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