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포스터와 루피나 뇽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처스·루피타 뇽오 인스타그램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거장’마저 할리우드 최대 화두인 ‘PC주의’(정치적 올바름)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올여름 최고 기대작인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오디세이’가 ‘인종 스와핑’ 논란에 휩싸이며 온라인상 뜨거운 설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8월 개봉하는 ‘오디세이’는 고대 그리스 호메로스 서사시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논란의 중심에는 트로이 전쟁의 도화선이 된 헬레네 역 캐스팅이 있다. 최근 놀란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흑인 배우 루피타 뇽오가 헬레네와 그의 자매 클리타임네스트라를 1인 2역으로 맡았다고 밝히자 일부 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헬레네는 그리스 신화 속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묘사되는 인물로, 그간 여러 콘텐츠에서 주로 백인 배우들이 연기해왔다.
공식 예고편에는 루피타 뇽오가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일부 누리꾼들이 집단으로 ‘싫어요’를 누르는 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서는 원작 훼손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까지 가세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는 SNS를 통해 “놀란 감독이 호메로스의 묘사를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아카데미 등 주요 시상식의 ‘다양성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원작을 왜곡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할리우드 내부에서는 ‘창작의 자유’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배우 우피 골드버그는 “루피타 뇽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우 가운데 한 사람”이라며 헬레네 역에 어울리는 캐스팅이라고 강조했고, 알렉 볼드윈은 머스크의 주장을 비판하며 현대적 해석과 새로운 캐스팅 시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일각에선 단순 캐스팅 불만을 넘어, 할리우드 내 PC주의 흐름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폭발한 사례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을 확장하려는 할리우드의 긍정적 시도로 봐야 한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고전 텍스트의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유색인종 배우를 기용함으로써 콘텐츠에 새로운 생명력과 보편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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