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 중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 후보들의 신경전이 뜨겁다. 보수진영 주자인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양측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북구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박 후보, 한 후보는 나란히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콩국수 나눔 행사에 참석했다.
어색한 조우를 한 세 사람은 각각 자신의 소속과 기호 번호, 이름이 적힌 파란색, 붉은색, 흰색 선거 운동복을 입고 콩국수 배식에 참여했다. 세 사람이 함께 서 있을 땐, 하 후보를 중앙에 두고 박 후보와 한 후보가 멀찍이 떨어져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웃으며 봉사를 마친 뒤, 박 후보와 한 후보는 복지관 밖에서 서로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후보를 향해 "북구를 일회용 불쏘시개로 활용하다가 내팽개치는 사람"이라며 "보수진영에 과거에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한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박 후보는 "한 후보가 단일화를 제대로 하려면, 본인이 보수진영에 끼친 그 씻을 수 없는 상처에 대해 깨끗하게 그리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성찰하고, 희생해야 한다"며 "한동훈식 정치로는 분열밖에 나올 게 없다"고 했다. 한 후보에 "석고대죄"를 요구했다. 박 후보는 "서툰 여론조사 수치가 아니라 주민의 진심,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뒤이어 기자들 앞에 선 한 후보는 "본인이 (북구를) 배신하고 떠난 걸 말하는 건가"라고 박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한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는 정치로는 절대 보수가 다시 정권을 잡을 수 없다"며 "저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 선택이 없었으면 국민의힘은 지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후보는 박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민심의 큰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이 움직이고 있다. 그 앞에서 정치 공학 같은 걸 너무 내세울 문제는 아니다"라며 "그런 문제에 대해 '절대 100% 아니다' 이런 말은 안 한다"고 여지를 두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4시경, 한 후보는 이날 오후 6시경 두 시간 간격을 두고 구포시장 공영주차장 인근에 있는 쌈지공원에서 선거 출정식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선거운동 첫날, 가장 큰 행사인 출정식을 같은 장소에서 연 것이다.
박 후보는 출정식에서 삭발을 강행했다. 박 후보의 어머니가 전기이발기로 직접 박 후보의 머리를 밀었다. 박 후보는 "싸구려 동정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며 "제 한 몸 던지겠다는 각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지도부 일원인 송언석 원내대표가 참석해 박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김민수·조광한 최고위원 등 장동혁 대표와 가까운 지도부 인사들은 한 후보 선거를 돕는 '친한동훈계' 의원들에 대한 "처벌", "징계"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압박하고 있다.
한편 박 후보는 논의를 차단하고, 한 후보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단일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최수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북구갑 단일화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계속 여론 추이를 살펴보고 있고, 부산 의원들도 여러 가지 중지를 모으고 있는 걸로 안다. 그 부분은 아마 당사자와 지도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 의원들과 한 후보 캠프 측 사이에서는 단일화 관련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최근 북구갑 여론조사에서는 하 후보와 한 후보가 3자 대결, 가상 양자 대결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지난 17~19일 부산 북구갑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에게 물어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자 대결에서 하 후보와 한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 후보 32.9%, 박 후보 20.5%, 한 후보 34.6%의 지지율을 보였다. (무선전화면접 100% 방식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 10.0%,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보수 후보 단일화가 성사돼 양자 대결을 진행할 경우, 하 후보(42.6%)와 박 후보(32.4%) 대결에서는 10.2%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밖에서 하 후보가 앞섰다. 반면 하 후보(37.6%)와 한 후보(44.1%)가 맞붙었을 땐 6.5%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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