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삼성SDI가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의 자신감을 보였다. 전기차 캐즘 속에서 준비해온 턴어라운드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면서 1분기 영업손실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2분기에 적자폭을 줄인 뒤 하반기부터는 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삼성SD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764억원, 영업손실 15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늘고, 적자폭은 6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561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확대, 전기차 볼륨 모델 진입, 원통형 배터리 공급 확대 등 실적 반등을 위한 과제들이 점차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 중 흑자 전환 목표가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익성 방어의 중심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ESS다. 삼성SDI는 미국 ESS 수요가 2025년 90GWh에서 2030년 160GWh 규모로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는 2025년 9GWh에서 2030년 40GWh 이상으로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중심의 ESS 수요 모멘텀이 강해지면서 미국 ESS 생산 캐파(Capa) 2~3년 물량을 상당 부분 채워나가고 있다”며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전 방지용 무정전 전원 장치(UPS)와 배터리 백업 유닛(BBU)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ESS가 단순히 잉여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를 넘어 전력 운영 최적화, 전력 품질 관리, 계통 병목 완화, 비상 전원 보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면서다. 삼성SDI는 올해 BBU용 배터리 시장이 전년 대비 7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BBU를 원형 배터리 사업 성장의 핵심축으로 만들 계획이다. 관계자는 “고출력 기술력과 비중국 공급망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BBU 연간 판매량이 시장 성장세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이 요구하는 고출력·안전성 특성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완성차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점도 주목된다. 삼성SDI는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소재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안전성 솔루션이 적용된다. 이번 계약은 신규 고객 확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의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다변화됐고,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3사(BMW·아우디·벤츠)를 모두 고객사로 유치하게 됐다.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는 점도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올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전년 대비 1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2분기부터 유럽 볼륨 모델용 신규 프로젝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헝가리 공장 가동률과 사업 실적 개선에 의미 있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원통형 배터리도 고부가 제품인 ‘탭리스’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기대된다. 탭리스는 원통형 배터리 내부의 전극 탭을 없애고 극판 전체를 전자의 이동 통로로 활용하는 차세대 설계다. 고출력·급속 충전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프리미엄 전동공구에 주로 적용된다. 삼성SDI는 전동공구를 넘어 2분기부터 BBU, 하반기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용 원통형 탭리스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무리한 증설보다 기술 고도화에 무게를 두며 실적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1분기 설비투자(CAPEX)는 5894억원으로 전년 동기(7744억원) 대비 23.9% 줄였지만, 같은 기간 R&D 비용은 4348억원으로 21.8% 늘렸다. 매출 대비 차지하는 R&D 비용 비중 역시 11.2%에서 12.2%로 높아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전방 수요가 나아지는 상황을 실적 개선을 가속할 기회로 삼겠다”며 “경영 효율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고객과 시장에 대한 대응 속도 향상, 미래 기술 준비 등 올해 경영전략들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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