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 타결을 이룬 가운데 경기지역 중소기업계는 대기업발(發) ‘성과급 경쟁’이 가져올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경기도 경제계 등에 따르면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성과 보상 확대 요구는 확대되는 모양새다. 성남시에 본사를 둔 카카오는 5개 법인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며 창사 이래 첫 총파업 위기에 직면했고, 오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결과에 따라 ICT 업계 전반의 AI 서비스 차질 우려도 커지는 상태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 배분하라고 요구하는 등 파격 보상안의 여파는 국가 중추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업종이 밀집하고 대기업과의 격차가 불가피한 중소기업 집적지인 경기도에서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발 성과급 릴레이가 도내 산업 생태계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파장 우려 탓이다.
20일 타결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임직원은 최대 6억원 안팎, 적자 부문도 최소 1억6천만원의 성과급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구체적이다. 경기중소벤처기업연합회 관계자는 “대기업의 보상 확대로 임금 기대수준이 동반 상승하면서 도내 주요 제조 대기업의 1·2차 협력사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채용단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청년층 채용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인근 대기업군으로 인력이 빠져나가 불가피하게 현장직을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하는 실정”이라며 “원청사의 인건비 상승 부담은 벤더사로 전가될 우려가 크고, 노조 조직화 확산으로 향후 임금교섭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중소기업CEO연합회는 “글로벌 삼성의 근간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재와 부품을 공급해 온 수천 개 중소 협력사와 종사자들의 땀방울이 있었다”며 “이번 파격적인 보상안이 협력업체들의 상실감과 소외감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짚었다.
전문가들도 대기업발 성과급 파문이 가져올 부작용을 경계하고 나섰다.
최정일 한국경영학회장은 “업종별 수익성과 생산성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채 기대 수준만 높아지면 기업 간, 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단순한 임금 인상 경쟁보다 생산성 혁신과 협력 생태계의 동반성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는 최근 삼성의 경영 성과를 둘러싼 논쟁이 사회적 문제가 된 만큼, 노사 협상이 합리적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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