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發 성과급 갈등, 조선·철강업계로도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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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發 성과급 갈등, 조선·철강업계로도 번져

한스경제 2026-05-21 17: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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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HD현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HD현대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삼성전자발(發) 성과급 갈등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조선·철강·중공업·방산 등 중후장대 업종 곳곳에서도 이른바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은 성과급 갈등 전선을 정규직 노사를 넘어 하청·협력업체까지 확산시켰다. 법 시행 이후 경영상 판단 영역까지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면서 산업계에서는 성과급 분쟁이 기업 경영과 공급망 구조를 송두리째 흔들 ‘태풍의 눈’으로 인식하는 형국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에서 슈퍼사이클 수혜로 조선3사 기준 3.5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역대급 수주잔량과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노조의 성과급·이익공유 요구가 올해 처음 등장했다.

▲ 초호황, 역대급 수주잔량·실적 개선이 단초 

조선업에서의 성과 공유 요구는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신호탄을 쐈다. HD현대중공업 노조에서 지난 12일 확정한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는 처음으로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이 담겼다. 사내하청 노조 역시 원청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에서 사측에 영업이익의 일부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는 정황은 명확한 근거가 현재로썬 없는 상황이다. 다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포함 △정기상여금 확대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안에 담았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도 원청 교섭을 촉구하는 한편 이익 공유와 처우 격차 해소를 줄곧 주장하고 있다.

철강 업종에선 포스코의 협력사 직원 직고용, 현대제철의 자회사 방식 직고용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계속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 7000여명을 포스코 직접고용 체계로 순차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노조(정규직 노조)는 회사가 충분한 협의 없이 협력사 직원 직고용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반발했다.

▲ 포스코 정규직 노조, 중노위 조정 신청

정규직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추진 외에도 △기존 정규직 형평성 문제 △보상 요구 △동일노동·동일임금 논란 등의 이유로 이달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현재 중노위에서 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노사 간 추가 협상도 병행 중이지만 현장에선 이미 직고용으로 전환된 협력사 직원 일부에 대한 출근 거부 및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이번 조치로 한국노총 소속 원청 노조와 하청노조, 직고용 대상자 모두 서로 다른 입장에서 불만을 갖게 되는 복합 갈등 구조가 형성된 상태”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포스코는 1968년 설립 이래 △대표적인 무분규 사업장 △안정적 노사관계 △생산중단 없는 제철소를 유지해 왔지만 협력사 직원 직고용 문제와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싸고 중노위 조정을 신청하면서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상황이다.

▲ 두산에너빌리티, 성과급 지급 방식 개선 요구안 마련

삼성전자가 쏘아올린 성과급 갈등이란 공은 두산에너빌리티의 하늘 위로 날아와 터질 가능성마저 야기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성과급 지급 방식 개편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의 임금 인상 요구와 별도로 성과급 지급 방식 개선 요구안을 따로 구성하면서 보상 체계 개편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기본급 월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성과급 산정 방식 개선 등을 요구안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가스터빈·해상풍력 사업 확대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증가로 업황 기대감이 높아진 점이 노조의 성과급 지급 개편 요구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일렉트릭 노조처럼 ‘성과급 상한 폐지’를 주장하는 노조도 늘어나는 추세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기간 산업에서는 원청을 대상으로 하청 교섭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원청의 책임 확대와 직고용 문제까지 얽히면서 기간 산업 성과급 논쟁이 임금협상을 넘어 원·하청 구조를 흔드는 장기전으로 비화할 것이란 시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 조선·철강 하청 비중 높아...성과급 지급 원청 수용 불가

삼성전자 노사 갈등 사태는 기업의 이익 공유 경계선까지 애매모호하게 만들었다. 통상 성과급은 해당 기업 임직원이 지급 대상이다. 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최근 이익 공유 경계선이 흔들린다는 지적이다.

법적으로 사용자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임금·성과급 협상이 개별 사업장을 넘어 원·하청을 포함한 구조적 문제로 확장됐다. 하청 노동자 비중이 큰 조선업계에선 사내하청과 협력 업체 노조가 원청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성과급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조업 하청 노동자는 총 31만7000명 수준이다. 이 중 조선업의 사내 하청 비중이 63%로 가장 많고 철강도 35.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원청이 하청업체에 지급하는 납품 단가에는 이미 인건비와 이윤이 포함돼 있다”며 “여기에 내부 재원을 기반으로 하청 노동자를 대상으로 성과급까지 지급하자는 주장은 원청 주주 입장에선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논리”라고 말했다.

노무 전문가도 “경제학적으로 엄밀히 따져봐도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30%는 무리다. 영업이익은 이미 직원들의 급여와 복리후생비가 차감된 후의 숫자”라며 “(노동자가) 제 몫을 받은 후 채권자, 정부, 주주의 차례에 다시 손을 내미는 구조이며 부의 배분 순서의 논리를 무시한 채 수치만 높이는 방식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재계에선 각 산업별 수익 구조와 경기 변동성 영향이 상이한 만큼 반도체 수준의 성과급 지급 기준을 제조업 전반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인공지능(AI)과 전력 인프라, 조선 슈퍼사이클 등 일부 산업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노사 간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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