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통일교 등으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전씨가 통일교 청탁을 김 여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정교 유착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금품 수수를 인정하고, 주요 증거물을 제출한 점은 감형 사유로 인정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무신·이우희·유동균 고법판사)는 21일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와 1억8078만여원 추징도 명령했다. 이는 징역 6년을 선고한 1심보다 1년 감형된 형량이다.
재판부는 전씨의 알선수재 혐의 대부분을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김건희 여사와의 사적 관계를 이용해 김 여사를 통해 국회의원과 정부 고위공직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사익을 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통일교와 관련해 청탁받은 내용을 김 여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알선 행위를 했다"며 "이로 인해 윤 전 대통령과 통일교 사이 정교 유착이 발생했고, 정교 분리라는 헌법 가치가 훼손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항소심은 전씨가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약 8300만원 상당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2022년 4월 전달된 802만원 상당 샤넬 가방에 대해 "단순한 선물이 아닌 묵시적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김 여사는 향후 대통령 직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생각할 만한 지위에 있었다"며 "통일교가 대통령 직무에 관한 알선을 기대하고 준 금품으로 인식하는 것이 사회 통념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전씨가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며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와 함께 콘텐츠 기획사 콘랩컴퍼니로부터 사업 추진 관련 청탁 명목으로 1억6000만원을, 희림건축 관련 세무조사·형사 고발 사건 무마 명목으로 4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전씨가 재판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자백하고 샤넬백 등 주요 증거물을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에 임의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김 여사 재판 절차에서 범죄를 규명하는 주요 증언을 했다"며 김건희 특검법상 필요적 감면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1심은 전씨가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해 수사가 장기간 지연됐다며 감면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항소심은 "수사 과정에서 재판과 다른 진술을 했다는 사정이 필요적 감면 사유 배제 사유로 명문화돼 있지 않다"며 이를 뒤집었다.
반면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박창욱 경북도의원의 공천을 도와주는 대가로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대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치 활동을 한 사람으로 보기 어렵고, 정치자금법상 '정치하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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