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삼성전자 주주단체 “성과급 12%는 위장 배당”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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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삼성전자 주주단체 “성과급 12%는 위장 배당” 반발

한스경제 2026-05-21 1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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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가 21일 서울 한강진역 인근에서 ‘삼성전자 주주총결집 집회’를 열고 삼성전자 노사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합의안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은 발언 중인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박정현 기자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가 21일 서울 한강진역 인근에서 ‘삼성전자 주주총결집 집회’를 열고 삼성전자 노사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합의안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은 발언 중인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박정현 기자

|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가 21일 삼성전자 지배구조와 주주권 논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임금협상 잠정 합의에 이르며 생산 차질 우려는 일단 잦아들었으나 소액주주 단체가 전면에 나서며 갈등의 축이 ‘노사 문제’에서 ‘주주권·자본시장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구조가 과연 기업 이익 배분 원칙과 상법 체계 안에서 정당한가를 둘러싼 논쟁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분위기다. 노동계는 성과 공유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주주단체는 이를 사실상 ‘사전 이익 배분’으로 규정하며 정면 반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소액주주 “성과급 12% 합의는 위장 배당”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한강진역 인근에서 ‘삼성전자 주주총결집 집회’를 열고 삼성전자 노사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합의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영업이익 12% 성과급 구조는 사실상 주주 몫 이익을 사전에 배분하는 것”이라며 “주주총회 결의 없는 자본 분배는 상법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안에는 초과이익성과급(OPI) 1.5%와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산한 영업이익 약 12% 수준의 성과급 재원 형성, 기존 성과급 상한 폐지, 세후 자사주 지급 등이 담겼다.

주주단체는 문제의 핵심이 ‘세후 지급’ 여부가 아니라 ‘영업이익 연동 구조’ 자체에 있다고 보고 있다. 세후 자사주 지급 방식 자체는 일부 제도 개선으로 평가하면서도 성과급 재원을 세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사전 적산·배분하는 구조는 배당 재원과 투자 여력을 훼손할 수 있어 본질적으로 동일한 문제라는 주장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배당 축소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이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자본시장 신뢰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주운동본부는 이번 합의안이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우회한 ‘위장된 위법배당’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사회가 이를 최종 승인할 경우 이사들의 충실의무 위반과 업무상 배임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 단체는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의 소, 위법행위 유지청구 가처분, 주주대표소송,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등 이른바 ‘4대 사법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21일 서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천막이 설치돼 있다./박정현 기자
21일 서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천막이 설치돼 있다./박정현 기자

▲ “왜 노조는 추인받고 주주는 제외되나” 

주주단체는 이번 합의 과정 자체에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 대상 추인 투표를 진행하면서도 정작 주주 의견 수렴 과정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주주운동본부 측은 “노조는 22일부터 27일까지 협상안 추인 투표를 받는데 왜 주주들에게는 아무 절차가 없느냐는 이야기가 많다”며 “경영진과 근로자 역시 결국 주주 자본 안에서 움직이는 구성원인데 주주 책임 논의는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현재 네이버 카페와 주주 인증 플랫폼 구축, 법무법인 접촉 등을 진행 중이다. 다만 “주주 인증 인원이 어느 정도 확정돼야 계약을 맺을 수 있다”며 “법무법인도 무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아직 계약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와 법적 대응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주운동본부 측은 “직접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지금 당면한 건 회사가 임시 주총을 소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절차를 회피할 경우 모든 법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회사가 절차적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바로 법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주주가 바라는 것도 회사의 이윤 추구

주주운동본부는 이번 논란의 본질이 단순히 ‘성과급을 얼마나 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이익을 누구 기준으로 어떤 절차 안에서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영업이익이든 단기순이익이든 ‘이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연동 구조 자체에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현행 규정 체계에는 근로자의 이익균점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익 분배를 노사 합의로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근로 성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절차 밖에서 영업이익 일부를 자동 연동 방식으로 배분하는 구조가 시장 원칙을 훼손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주운동본부 측은 ‘주주 역시 무제한 배당을 원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밝혔다. 민 대표는 “2025년 영업이익 44조 기준으로 현금배당 11조, 자사주 소각 15조가 이뤄졌는데 이를 300조 영업이익 기준으로 단순 적용하면 현금배당 75조와 자사주 소각 100조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300조를 벌어 175조를 주주가 가져가면 회사가 망하지 않겠느냐”며 “주주들도 회사가 우선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기업 존속과 미래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다. 주주단체는 노동계가 타 기업 사례를 근거로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는 것처럼 주주들 역시 같은 논리로 더 큰 배당을 요구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자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기업 이익은 누구의 몫인가’…삼성전자가 던진 질문

시장에서는 이번 논란을 단순 임금협상이 아닌 ‘주주자본주의 강화 흐름’의 상징적 사건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과거 한국 대기업들은 노사 협상을 통해 성과급과 복지를 확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투자 효율성 등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체계에서는 기업 이익 배분 과정에서 주주가치 우선 원칙이 강하게 작동한다. 기업이 확보한 이익은 우선적으로 미래 투자와 배당 재원으로 활용되고 이후 잉여 자금 범위 안에서 임금과 성과급이 결정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실제 인텔,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AI 투자 확대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자사주 매입 등을 병행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AI 반도체와 고부가 사업 확대 과정에서 직원 기여도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고 주장한다. 반도체 수율 개선과 연구개발(R&D), 생산 안정화 등 핵심 경쟁력 상당 부분이 현장 인력 역량에서 비롯된 만큼 초과이익 일부를 성과급 형태로 공유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논리다. 삼성전자처럼 기술 경쟁과 생산성이 기업 실적에 직결되는 산업에서는 노동 기여도를 단순 비용 개념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사례가 향후 국내 대기업 성과보상 체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성과를 주주 중심으로 배분할 것인지 노동과 함께 공유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AI 시대 새로운 산업 갈등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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