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최근 연차를 쓰지 않고 주말을 활용해 해외를 다녀오는 ‘초단기 무연차 여행’이 확산하는 가운데, 짧은 일정 뒤 피로·소화불량·발바닥 통증 등 후유증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한된 시간에 이동과 관광, 식사 일정을 몰아넣는 여행 방식이 늘면서 재충전을 위한 여행이 오히려 신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부처님오신날 대체 휴일과 부부의 날 등을 앞두고 단거리 해외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금요일 퇴근 후 공항으로 이동해 주말 동안 여행을 즐기고 월요일 새벽 귀국하는 일정이 새로운 여행 추세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단거리 노선이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업무 공백을 줄이면서 일상 속 재충전 빈도를 높이려는 소비 흐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초단기 여행은 일정상 여독이 쉽게 누적될 수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일정을 소화하려다 장시간 이동, 수면 부족, 과도한 보행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여행 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채 일상으로 복귀하면 집중력 저하, 무기력감, 수면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충분한 휴식 없이 활동과 긴장이 이어지는 상태를 ‘기(氣)의 소모’로 본다.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몸의 회복 기능이 떨어지고 전신 피로감이 누적되기 쉽다. 이 경우 개인의 체력 상태와 증상에 따라 공진단이나 경옥고 등 한약 처방이 활용될 수 있다.
공진단은 사향·녹용·산수유·당귀 등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과도한 피로와 스트레스로 저하된 체력을 보강하고 원기 회복을 돕는 데 쓰인다. 고서 동의보감에는 원기를 보강하고 오장을 조화롭게 해 병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 약으로 기록돼 있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공진단이 뇌신경 재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시르투인1’ 발현을 촉진해 신경세포 회복과 피로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SCI급 국제학술지 ‘영양소’에 게재한 바 있다.
경옥고도 기력 회복에 쓰이는 대표 처방이다. 인삼·복령·생지황·꿀 등을 배합한 경옥고는 체내 진액과 기운을 보충해 만성 피로감과 허약 증상 개선에 활용된다. 몸이 쉽게 지치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은 경우, 과로 이후 기력이 떨어지면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여행 중 과식과 폭식으로 인한 소화불량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여행 일정에서 맛집 투어나 식도락 비중이 커지면서 제한된 시간에 여러 음식을 경험하려는 경우가 많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고염분 식단, 과도한 음주는 복부 팽만감과 복통, 설사 등 소화기 이상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급체나 소화불량이 생겼을 때는 혈 자리 지압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혈 자리인 합곡혈은 엄지와 검지 사이 손등에 있다. 해당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 눌러주면 소화장애 완화에 도움이 된다. 손목 정중앙에서 약 3㎝ 아래에 있는 내관혈도 구역감 완화와 증상 진정에 활용된다.
여행 이후에도 체기가 가시지 않는다면 한약 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과식과 기름진 음식이 몸 안에 ‘습담’을 늘린다고 본다. 습담은 노폐물과 독소가 쌓인 상태를 뜻하는 개념으로, 한약은 이를 제거하고 소화 기능을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평위산은 소화불량, 위장 가스, 복부 팽만감 완화에 쓰이며, 육군자탕은 위장이 약하고 조금만 먹어도 체하거나 만성 소화불량을 호소할 때 사용된다.
여행 후 발뒤꿈치나 발바닥에 찌릿한 통증이 이어진다면 족저근막염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행 중에는 공항 이동, 관광지 도보 이동, 쇼핑, 계단 이용 등으로 평소보다 걷는 시간이 많이 늘어난다. 평소 활동량이 많지 않은 사람이 하루 수만 보 이상 걷거나 쿠션이 부족한 신발·슬리퍼를 착용하면 발바닥 근막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의 탄력과 아치 형태를 유지하고, 보행 시 충격을 흡수하는 얇은 막이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발뒤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활동하면서 통증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방치하면 보행 자세가 틀어져 무릎, 고관절, 척추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보존 치료로 호전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추나요법 등을 활용한다. 자생한방병원이 발표한 임상증례 보고 논문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의 통증 숫자척도평가 수치가 약침 치료 전 10에서 치료 후 2까지 감소한 사례가 보고됐다.
강인 안산자생한방병원장은 “재충전을 위해 떠난 여행이 오히려 신체에 무리를 줘 독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다”며 “저하된 원기를 회복시키는 공진단 등의 한약 처방과 함께 기혈 순환을 돕는 침·약침 치료를 병행한다면 여행 중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행 이후에도 피로감이나 소화불량, 발바닥 통증 등이 지속된다면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와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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