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얼마나 갈까', 데뷔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끝이 오겠죠.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잊혀질겁니다."
1999년 모델로 시작, 2003년 배우로 데뷔한 배우 강동원이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와일드 씽' 개봉을 앞둔 강동원을 만났다. 작품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영화다.
극 중 강동원은 한때 무대를 집어삼켰던 '댄스머신' 이었지만, 이제는 생계를 위해 몸부림치는 무명가수로 전락한 '현우'를 맡아 열연했다. 특히 칼단발에 1990년대 후반 유행한 힙합 스타일링, 브레이크 댄스와 헤드스핀 등을 선보이며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해 화제가 됐다.
그동안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로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은 강동원은 40대 중반이 된 현 시점, 데뷔 이후 가장 놀라운 도전으로 관심을 사고 있다.
이날 강동원은 "어렸을 때 이 영화를 찍었다면 지금의 감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동원은 "제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코믹 포인트다. 헤드스핀을 돈다는 자체가 웃긴일 아닌가"라며 "감독님과 제작진도 제가 직접 헤드스핀을 할 거라고 생각 못했단다"고 했다.
강동원은 5개월 동안 쉼없이 연습한 결과물을 영화에서 고스란히 보여준다. 고난도 댄스 동작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한다. 잘 던져진 팽이처럼 수십바퀴를 도는 헤드스핀 장면에는 비하인드가 숨겨져 있었다. 그는 "5개월 배워서 수십바퀴를 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3바퀴까지는 도는데 어지러워서 균형을 못 잡는다"라며 "와이어를 매달아 놓고 촬영 했다. 다만 자세를 잡지 못하면 튕겨져 나간다. 기본 자세를 잡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강동원은 "액션연기라고 생각하며 임했다. 하지만 대부분 액션은 땅에 발을 딛고 있지 않나. 댄스는 팔로 온몸을 지탱해야 해서 힘들었다"라며 "함께 연습한 친구에게 '이게 무슨 춤이냐 기계체조지"라며 하소연 했지만, 신세계이긴 했다. 쉽게 말해 물구나무서서 액션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동원은 자신의 '댄스'에 "100점 줄만 하다"라며 "제로에서 시작했는데 이정도까지 도달한 것이다. 지방에서도 연습실을 잡아놓고 틈날때마다 연습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했다.
아울러 강동원은 어렵게 배운 동작이 아깝다고 생각해 모든 촬영을 마친 후 사진작업을 따로 진행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300만 돌파하면 공개 하겠다. 다만 포토그래퍼에게 허락은 구해야 한다"며 웃었다.
헤드스핀부터 아이돌 변신까지, 힘든길을 선택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강동원은 "제가 하는게 웃기니까"라고 다시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춤을 못 출줄 알았는데 잘 추는거다. 관객 입에서 '킹 받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였다. 잘해서 웃긴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웃었다.
또 강동원은 "헤어스타일도 전적으로 제 아이디어다. 묘하게 킹 받게 하고 싶었다"라며 "그런 코미디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어이없다고 하면 좋겠다. 묘하게 어울리고, 묘하게 잘하는게 의도였다"라고 했다.
영화계에서 주연 배우로 우뚝 솟은 강동원은 '전우치'(2009)부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2023)까지 코미디 장르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이와 관련해 "(코미디를) 보는 걸 좋아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웃길 수 있는 연기를 좋아한다. 코미디 연기할 때 제일 좋더라. 쾌감이 있다. 관객들이 웃으면 좋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와일드 씽'에서 '액션' 연기하 듯 댄스를 소화했다고 재차 말하면서 "남자 배우들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에는 기본적으로 액션이 섞여 있다. 저는 준비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근육을 만드는 일을 예로 들자면, 사실 5개월 정도 밖에 준비할 시간이 없다. 수십년 운동해서 만든 근육처럼 보이기 위해 흉내라도 내려고 노력한다. 대역을 쓰면 표현 하지 못하는 연기가 너무 많아서 웬만하면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몸쓰는 연기는 자신있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 50대 때는 헤드스핀을 돌 수 없을 것"이라며 "나이들기 전에 액션영화를 더 찍고 싶다.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와일드 씽'이 왕년에 잘 나갔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만큼, 강동원 스스로도 깊이 공감했다.
그는 "제가 연예인이어서 '현우'가 더 이해되더라. 어렸을때부터 성공하고 싶었는데 가수가 됐고, 20년 넘게 무명으로 살다가 다시 기회가 생겼다. 얼마나 잡고 싶겠나"라며 "그런 '현우'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헤드스핀이었다. 집념과 열정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다시 해내려는 의지를 헤드스핀으로 살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데뷔때부터 늘 생각했다. 운이 좋아서 잘 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끝이 오지 않겠나"라며 "빨리 오느냐, 늦게 오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극 중 그룹 트라이앵글(강동원, 박지현, 엄태구)의 음원과 뮤비가 SNS 등을 통해 공개 되며 개봉전부터 이슈몰이중이다. 이와 관련해 세 사람이 진짜 공연을 펼칠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강동원은 "저희가 그정도 실력이 안 된다. 박지현 배우 솔로 무대는 괜찮겠다. 그저 영화는 영화로 즐겨주면 좋겠다"면서 미소지었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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