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독과 원칙 어디? KH그룹 “별건에 별건 수사”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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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독과 원칙 어디? KH그룹 “별건에 별건 수사” 호소

일요시사 2026-05-21 15:57: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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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독이 든 나무에서 열린 열매는 결국 독일 수밖에 없다.’

미국 형사법에서 유래해 대한민국 형사소송법에서도 위법수집증거배제의 핵심으로 다뤄지는 ‘독수독과(毒樹毒果)’ 원칙이다. 위법하게 수집된 1차 증거(독수)로부터 파생된 2차 증거(열매) 역시 증거로서의 능력을 가질 수 없다는 이 대원칙은, 국가 권력의 수사 남용을 막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로 꼽힌다.

KH그룹은 지난 수년간 이어진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된 무리한 ‘별건 수사’라며 “정상적인 형사사법 절차를 벗어난 수사로 인해 기업과 무고한 주주들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21일 KH그룹에 따르면, 당초 수사는 윤석열 정권의 정적이었던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출발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발생한 거액의 변호인단 수임료를 특정 기업들이 전환사채(CB) 발행 등의 방식으로 대신 납부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검찰은 KH그룹 역시 이 과정에 연루돼 자금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두고 고강도 수사를 벌였다.

최원 KH그룹 홍보기획실 사장은 “당시 회사 구성원 중 누구도 일면식이 없었음에도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를 피의자로 적시하고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며 “그러나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알펜시아 입찰 담합, 배임, 대북송금, 개인 세무 문제 등 무차별적인 별건 수사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국 주요 검찰청이 하나의 기업을 향해 총동원된 점은 매우 이례적인 행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수사를 시작한 수원지검이 ‘변호사비 대납 및 대북송금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친 데 이어, 마약·조직폭력 등 강력범죄를 전담해야 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및 배임 의혹’을 배당받아 수사를 벌였다.

여기에 서울남부지검까지 나서 2018년 무혐의로 결론 났던 바이오사업 투자와 관련 사건을 금융위의 패스트트랙으로 다시 끌어내 재수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뿐 아니라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국가수사기관 전체를 동원한 사상 초유의 수사가 벌여졌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과 그 가족들까지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고 수백차례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선 압박을 받았다는 것이 그룹 측의 입장이다.

KH그룹은 이 같은 비정상적인 수사 방식으로 인해 기업 생태계가 파괴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수사 여파로 그룹 산하 5개 상장사가 상장폐지되는 등 경영 기반이 무너졌으며, 이로 인해 임직원들의 생계는 물론 18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재산적 손실과 절망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정상적인 수사라면 특정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결론이 나면 끝나야 하지만, 처음 목표한 결론이 나오지 않자 수사의 범위가 무한정 확대되는 전형적인 ‘별건에 별건 수사’였다”며 “정권의 목적에 따라 특정인을 겨냥해 기업을 흔들고 무고한 국민을 희생시키는 선례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KH그룹 측은 이 같은 수사의 정당성을 반박하며 법조계의 ‘독수독과 이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초기 목적에서 벗어나 위법하게 파생된 별건 수사와 그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들 역시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위법하게 수집된 1차 증거로부터 파생된 2차 증거는 원칙적으로 배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는 만큼, 수사의 인과관계와 과도한 별건 확장 여부에 대한 명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사장은 “이런 방식의 ‘정치수사’가 정당화 돼선 안 된다. 만약 정치적 목적의 수사에 파생된 별건 수사들까지도 모두 정당하다고 인정된다면, 앞으로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력을 쥔 정권이 마음만 먹으면 특정인을 겨냥해 기업을 압수수색하고, 거기에서 별건을 만들고, 주변인들을 압박하고, 결국은 기업을 무너뜨려 무고한 국민들을 희생시키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그것은 제가 아는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아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용한 정치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권은 바뀌었지만 KH그룹은 아직도 윤석열 정권 당시 시작된 별건수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정권의 위법하고 무리한 수사로 인해 고통 받아온 기업과 국민들에 대한 구제와 회복이 이제는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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