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외과의가 자국이 아닌 독일에서 치료를 받게 된 배경을 두고 백악관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베를린 소재 샤리테 대학병원에서 현재 에볼라 치료가 진행 중인 환자는 39세 의료선교사 피터 스태퍼드다. 펜실베이니아주 젠킨타운에 본부를 둔 선교단체 '서지'가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콩고민주공화국(DRC) 동부 이투리주 니안쿤데에서 환자 진료 활동을 펼치던 그는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취재원 5명을 인용해 충격적인 내막을 보도했다. 스태퍼드가 미국 본토가 아닌 독일로 향하게 된 것은 백악관이 송환을 저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에볼라 의심 환자의 국내 유입에 대한 대중 여론을 백악관 관계자들이 우려했다고 WP는 전했다.
2014년 에볼라 사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트위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감염된 자국민을 귀국시킨 결정을 두고 "에볼라 감염자들을 온갖 문제와 위험을 안고 입국시키다니, 지도자들의 무능함이 대체 어느 정도인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번 보도 내용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쿠시 데사이 부대변인은 WP 측에 이메일로 "완전한 허위"라며 "워싱턴포스트가 인쇄된 종이값어치도 못하는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미국 시민의 건강과 안전 보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유일무이한 최우선 관심사"라면서 "샤리테 병원은 에볼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의 치료와 격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시설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CDC 에볼라 대응 책임자 사티시 필라이도 19일 기자들 앞에서 해명에 나섰다. 그는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 개시가 핵심이었으며, 지리적 인접성과 최상급 치료 접근성을 감안해 독일이 1차 목적지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튿날 브리핑에서 백악관 지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장 상황과 긴급 동원 필요성에 따른 결정"이라며 "주말 사이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갔다"고 답했다.
스태퍼드의 38세 부인 레베카 스태퍼드 역시 의료선교사로, 네 자녀와 함께 DRC를 빠져나와 독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서지 소속 선교사 패트릭 라로셸(48)은 체코 프라하의 블로브카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 모두 규정된 격리·감시 절차를 이행 중이며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한편 라로셸의 아내와 자녀들은 CDC 의료진의 두 차례 평가를 통과한 뒤 미국 귀국이 승인됐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0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에볼라 집단발병 피해를 입은 미국인들에게 신속히 지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메르츠 총리와 독일 친구들께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게시했다.
20일 현재 DRC 내 '분디부조 에볼라' 의심 사례는 600건에 달하며, 이 중 139명이 사망했다. 실험실 확진 사례는 51건이고, 인접국 우간다에서도 2건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분디부조 에볼라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자이르 에볼라와 달리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나 백신이 전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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