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교육현장을 가다 양주 율정중 ‘특수교육’
양주시 옥정동에 위치한 율정중학교는 2024년 개교한 신설 공립 중학교로, ‘스스로 서고 함께 성장하며 미래를 여는 행복한 학교’를 교육 지표로 삼고 있다. 이 학교는 신도시의 역동적인 분위기 속에서 최신 교육 시설과 쾌적한 학습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에듀테크 기반의 AI 코스웨어 수업과 학생 주도형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미래 맞춤형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학교의 이러한 혁신적인 기조에 발맞춰 특수학급 또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장애 학생이 졸업 후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삶의 기술 수련장’ 역할을 하고 있다. 에듀테크를 통해 아이들의 잠재력을 깨우는 가장 역동적인 교실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이처럼 학교는 관리자의 폭넓은 지원과 교사들의 남다른 열정으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양주지역을 대표하는 혁신적인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학교 특수교사가 ‘특수학급’ 학생들의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직접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업에 적용하고 있어 그 교육현장을 찾아가 봤다.
■ 지금은 미션 수행 중... “다음 수업엔 신발 매듭 할게요”
율정중 1층 통합교육지원실1은 송석근 특수교사의 교무실이자 교실. 수요일 2교시는 2~3학년 통합과정으로 4명의 특수학급 학생들의 수업 시간이다.
송 교사는 수업 전 각 반에 있는 학생들을 교실로 데려와 자리를 먼저 잡아준다. 수업시작 알림이 울리자 유튜브 채널 ‘잡잡고(jobjobgo)’에 접속, ‘운동화 끈 꿰는 기본방법’ 영상을 플레이하면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된다. 그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1배속, 1.5배속, 2배속 등으로 몇 차례 반복해 영상을 보여줬다. 이후 실습에 들어간 학생들은 각자 테블릿을 켜고 영상에 집중한다. 화면을 보며 하나하나 끈을 맨 학생들은 끈이 꼬이지 않았는지, 남은 끈 길이는 똑같은지 일일이 살펴가며 칭찬과 격려가 이어진다.
수업이 끝나자 다음 수업은 신발끈을 묶은 후 매듭짓는 법을 배울 계획이고 챌린지와 쇼츠로 제작할 예정임을 알린다. 송 교사가 직접 만들어 이용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잡잡고(jobjobgo)’는 2023년 4월부터 제작, 현재 재학생과 졸업생 등 9명과 함께 만들고 있다. 현재 600여개의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이 채널에는 △영어잡고 △한글잡고 △한글로 읽어주는 동화&이야기로 알아보는 속담놀이 등을 비롯해 △특이들이 VLOG&JOB프로젝트 △실무향상 프로그램 △아트앤크래프트&잡잡고 커피하우스 △예절백서&청소백서&안전백서 △작전명 인디펜던트 리빙 △직업백서&취업백서 △체육백서&교구백서&놀이백서 △특수교육 정보&특별기획 잡잡고에게 묻다&에듀테크 도구백서 등 특수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 중학교 유일 ‘직업교육실’... 디지털 교육 플랫폼 ‘잡잡고’
송석근 교사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잡잡고(jobjobgo)’는 ‘학교 교육이 어떻게 학생의 실제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장애 학생들이 자신만의 직무를 익히고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비전을 담아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과제분석 기반 콘텐츠: 장애 학생의 인지 속도에 최적화된 자립·직업·교과 영상 제공 △최신 교육과정의 구현: ‘한글잡고’, ‘영어잡고’ 등 모든 영상에 2022 개정 교육과정(관련 교과. 학습목표, 타임라인)을 녹여 내고 △데이터 기반 맞춤형 시스템: 단순히 시청하는 것을 넘어 현재 개발 완료 단계인 ‘체크리스트’ 기능을 통해 ‘시청—실습—평가’가 선순환되는 데이터 중심의 개별화교육(IEP)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 교사는 이 뿐만 아니라 직업교육으로 관심을 넓혀 가고 있다. 율정중이 2024년 9월 정식 개교한 후 특수교사 교무실을 직업교육실로 사용하면서 중학교에서는 이례적으로 직업교육실이 생겼다. 그는 직업교육실 활용을 위해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5월부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특수교사로서 신체 재활영역, 상담 및 심리·놀이치료 영역 외에도 직업전환 및 창의실습 지도영역까지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해 특수학급 학생 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는 매년 직업교육실을 활용한 교육을 위해 필요한 기자재를 보충해 특수학급 학생들의 진학과 진로를 돕고 있다.
한편 송 교사는 최근 교육부 선정 ‘인공지능(AI) 활용 선도교사’로 선발됐으며 경기도교육청 선정 ‘교사크리에이터’ 3기로 선정이 유력하다.
인터뷰 줌-in
송석근 특수교사 “유튜브 콘텐츠 ‘잡잡고’… 특수교육 표준 모델 안착 기대”
“모든 교사가 양질의 콘텐츠를 손쉽게 활용하고 모든 장애 학생이 주도적인 학습자가 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끊임없이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잡잡고가 전국 특수교육 현장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송석근 교사가 그리는 ‘잡잡고(jobjobgo)’의 미래다.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매년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고민하다 보니 3년 새 600여개의 콘텐츠가 업로드됐다. 가족들의 협조도 빼놓을 수 없다. 특수학교 교사인 아내는 ‘한글잡고’와 ‘영어잡고’ 가사를 써 주는 등 콘텐츠에 기여도가 높다. 거기에 장인도 출연하는 등 가족찬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특수교육에 깊이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원봉사 중 자폐아에 왼쪽 팔을 물렸을 때, 교육적으로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특수교육에 몰두했다. 특수학급 담임을 맡았을 때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학원을 다녔고 여러 가지 교육적 시도를 하며 맞는 것과 맞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시기도 있었다.
송 교사가 생각하는 교육 철학의 뿌리는 학생 주도성과 장벽 없는 자립이다. 그는 “특수교육의 본질은 장애 학생을 보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영위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이를 위해 과제분석 기법을 핵심 교육 도구로 삼고 있다”며 “아무리 복잡한 기술이라도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세밀하게 단계별로 나눠 가르치면 우리 아이들도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성취가 모여 큰 자립을 이룬다’는 믿음이 제 교육의 근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의 특수교육은 기술이 장애라는 장벽을 허무는 시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어 “AI와 디지털 기술은 장애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초개인화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든든한 조력자”라며 “앞으로의 특수교육은 고립된 교실을 벗어나 에듀테크를 도구 삼아 학생들이 세상과 직접 소통하고 직업적 역량을 증명하는 실용적 디지털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가 배움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료들과 함께 끝까지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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