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은 지난 19일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새로운 제시안을 들고 3자 면담 테이블에서 노조 측과 만났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20일 예정된 비공개 면담이 취소된 이후 향후 일정은 아직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면담 취소는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데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과를 지켜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노조가 이익 분배를 넘어 인사 및 제도, 경영권 운영 합의까지 요구하고 나서 노사 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내부에서도 장기 파업의 부담과 생산 차질 리스크, 연대 분위기 약화, 조합원 피로감 등이 누적되고 있어 조만간 '조율된 타협'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글로벌 공급망·투자 신뢰 관점에서 노사 간 문제를 재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산업계 역시 부담이라는 분위기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 경영진의 스탠스가 대립 구도에서 좀 더 수용적으로 바뀌면서 타협을 이끌어 낸 것"이라며 "이처럼 노사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전환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 내 기류 역시 바뀔 수 있다"고 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만약 협상이 장기화되더라도 2차 파업과 같은 단체행동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삼성전자 합의를 기반으로 노사 간 서로 '수치를 얼마나 양보하느냐'와 함께 경영권 운영 등과 관련한 내용이 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생산시설 규모와 캐파 면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스위스 '론자', 중국 'CL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등이 맹추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이 일부 물량을 다른 국가·CDMO로 분산시키는 선택을 고려할 수 있어 노사 안정성은 글로벌 신뢰의 또 하나의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것은 '노사 안정성'과 '투자자 신뢰'를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타협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노사 모두가 장기적 관점에서 타협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기본급 14.3%의 임금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3년간 자사주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영업이익의 20%를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으로 확보하고, 지급 상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규 채용과 인사고과, M&A(인수·합병) 등 경영 사안에 대한 사전 동의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 인상률 6.2%를 제시하며 OPI의 경우 그룹 가이드라인인 영업이익 10%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 20% 안을 제한 범위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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