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성과급 체계를 크게 손질하면서 메모리사업부 직원의 보상이 최대 6억원 안팎까지 거론되는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2026년 성과급 잠정 합의안은 단순한 보상 확대를 넘어, 실적 반등 국면에 들어선 삼성 반도체의 노사 관계와 장기 투자 전략을 함께 가늠하게 하는 이슈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21일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핵심은 사업성과의 10.5%를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별도의 지급 상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올해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300조원 안팎에 도달한다는 전제를 적용하면 특별성과급 재원은 약 31조50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됩니다. 이 가운데 DS부문 전체에 공통 배분되는 몫과 사업부별 성과 반영분이 더해지면서, 메모리사업부는 연봉 1억원 기준 최대 6억원 안팎, 적자 사업부도 최소 1억6000만원 수준의 보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번 합의안은 지급 방식에서도 기존 제도와 차별화됩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되고, 받은 주식 가운데 3분의 1만 즉시 매각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물량은 각각 1년, 2년의 보호예수 성격의 매각 제한이 붙습니다. 재원 배분 구조 역시 DS부문 공통 40%, 사업부 60%로 나뉘며, 지원·공통 조직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을 적용받습니다. 적자를 낸 비메모리 부문에는 공통 지급률의 60%를 반영하되 적용 시점을 1년 유예하기로 해, 노사 모두가 한발씩 물러선 절충안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같은 보상안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의 뚜렷한 반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6년 1월 2025년도 OPI 지급률을 확정하면서 DS부문에 연봉의 47%를 책정했습니다. 업황 부진으로 14%에 머물렀던 전년보다 3배 넘게 오른 수치였습니다. 메모리 업황 회복, 범용 D램 가격 상승, HBM3E 공급 확대가 반등을 이끌었고, 모바일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갤럭시 S25와 폴드 7 판매 호조에 힘입어 최대치인 50%를 받았습니다. 올해 봄에 나온 특별성과급 잠정 합의는 이 흐름을 한층 더 밀어 올리는 조치로 읽힙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임금 인상률도 평균 6.2%로 정리했습니다. 여기에 사내주택 대부 제도와 자녀 출산 경조금 상향 같은 복지 항목까지 합의안에 포함되면서, 이번 타결은 단순히 돈의 규모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처우 패키지를 재설계한 협상 결과로 해석됩니다. 총파업 우려가 커졌던 시점에서 노사가 극적으로 접점을 찾았다는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실제로 회사 안팎에서는 장기화할 수 있었던 갈등이 일단락되며 생산 차질 리스크를 줄였다는 반응과 함께, 성과 공유 확대가 인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다만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주단체 일부는 노사 합의안이 이사회와 주주총회 절차를 어떻게 거칠지에 따라 적법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법적 대응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업계 안에서도 성과를 공유하는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는 시기에 과도한 현금성 보상 또는 지분 보상이 향후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여력을 압박할 수 있다는 시선이 공존합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의 체질 개선까지 동시에 끌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성과 배분’과 ‘미래 투자’ 사이 균형을 시험하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뉴스가 더 크게 읽히는 이유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단순한 실적 회복을 넘어 AI 인프라 경쟁의 핵심 축으로 다시 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HBM 고도화와 차세대 제품 양산이 실적 개선의 동력으로 꼽히고, 비메모리에서는 대형 고객사 확보와 첨단공정 경쟁력 회복이 중장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보상 체계가 강화되면 우수 인력 유지와 조직 결속에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향후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지금의 파격적 설계가 되레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하나는 삼성전자가 실제로 DS부문 영업이익 목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달성해 이번 특별경영성과급 체계를 지속 가능한 제도로 정착시킬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높은 보상 기대가 메모리 경쟁력 강화, 비메모리 적자 축소, 그리고 노사관계 안정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최대 6억원 성과급이라는 숫자가 던지는 상징성은 충분히 크지만, 결국 시장이 지켜보는 것은 그 보상이 삼성전자 반도체의 다음 성장 국면을 여는 동력이 될지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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