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한국 콘텐츠의 해외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역사적·문화적 왜곡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제도 정비를 공식 제안했다. 21일 공개된 이번 구상은 '우리가 AI 국회의원' 캠페인의 다섯 번째 과제로 기획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반크는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 누구나 입법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취지 아래 AI를 정책 보좌관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으며, 선거 전까지 총 6개 주제를 순차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번 제안의 직접적 배경이 된 것은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다. 가상의 입헌군주제 국가를 배경으로 한 해당 작품에서 왕의 즉위식 장면 등이 다국어 자막과 더빙으로 현지화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역사적 정체성이 왜곡될 소지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반크 측은 파급력 있는 콘텐츠일수록 사후 시정 요청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글로벌 유통 전반을 아우르는 예방적 검토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크가 국회·정부·민간 업계에 공동 논의를 요청한 5대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방송 및 OTT 콘텐츠 내 역사·문화 민감 표현에 관한 권고형 가이드라인 수립이다. 둘째, 글로벌 플랫폼에 게재된 한국 관련 오류를 체계적으로 신고·검토할 수 있는 창구 일원화다. 셋째, 문화체육관광부·외교부·교육부와 민간 전문가 간 협력 네트워크 조성이다. 넷째, 제작 및 번역 단계에서 참고할 역사 자문 체크리스트 도입이다. 다섯째, 글로벌 OTT의 자막·더빙 현지화 공정에 적용할 역사·문화 검수 기준 마련이다.
특히 반크는 디지털 시대 정보 전달의 핵심 통로로 '자막 주권'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번역 품질 관리가 최우선 과제라고 역설했다. 글로벌 스타가 등장하는 화제작은 알고리즘과 팬덤을 타고 다양한 언어권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기 때문에 번역의 정확도가 곧 한국의 대외 이미지로 직결된다는 논리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영상 콘텐츠의 장면과 자막, 더빙, 그리고 OTT 현지화 작업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전 세계에 소개되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는 콘텐츠 자체가 국가 이미지를 형성하는 만큼 보다 정밀한 검토와 합의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제안이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민감한 표현이 해외에서 부정확하게 수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한국 콘텐츠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는 품질 관리 체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크는 이번 캠페인을 출발점으로 정책 토론회와 간담회 개최, 가이드라인·체크리스트 초안 작성, 민관 협의체 구성, 오류 신고 및 제도 개선안 구체화 등 4단계 후속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캠페인 세부 내용은 반크의 국가정책 소통 플랫폼 '울림'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