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에게 “라이 총통과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대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화 시점 등 구체적인 설명 없이 “나는 누구와도 대화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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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대만 정상 간 직접 대화는 중대한 외교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2016년 당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한 바 있으나 미중 수교 이래 현직 미국 대통령이 현직 대만 총통과 직접 대화한 전례는 없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아래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주장하고 있어 미·대만 정상 간 직접 접촉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문제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사안 중 하나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 첫날인 이달 14일 이를 공개 거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대만에 추가 무기 판매를)승인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상황을 따져 보면 중국은 매우, 매우 강력한 대국이고 대만은 매우 작은 섬”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로 인해 미국 고위 당국자의 방중 일정을 보류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무기 추가 판매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지 전까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의 방중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동안 콜비 차관은 올 여름 중국 방문 계획을 중국 당국자들과 논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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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인 잭 쿠퍼는 “중국은 향후 콜비 차관의 방중을 지렛대로 삼아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향후 무기 판매 패키지를 지연하거나 축소시키도록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날 ‘대만 총통과 대화’ 발언으로 중국에 불만을 표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2월 의회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을 통보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의 반발로 결정을 미뤘다. 이미 미국 의회가 올해 1월 사전승인한 사안이나 수개월 동안 보류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가 오는 9월로 예상되는 시 주석의 방미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 중국 담당 고위 전문가인 데니스 와일더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또 다른 대규모 무기 패키지 발표를 시진핑의 9월 말 워싱턴 국빈 방문 이후로 미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대만 방어 지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시험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시진핑이 체면을 구기지 않도록 하려는 시도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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