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과거 한반도의 정신적 근간을 이루었던 불교문화는 시대를 거치며 건축, 조각, 회화 기술을 응집한 종합 예술로 발전했다. 삼국시대의 정교한 금동불에서부터 고려시대의 화려한 석조 유물, 조선시대의 대형 의식용 불화에 이르기까지 불교미술은 종교적 숭배 대상을 넘어 우리 고유한 미적 감각과 정체성을 투영했다. 외래 종교로 유입돼 토착 신앙과 융합하고, 시대적 요구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며 전승된 유산들은 현대에 이르러 귀중한 문화적 자산으로 추대받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해 상설전시관 전층에 걸쳐 한국과 아시아 전역의 불교문화유산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경로를 21일 공개했다. 관람객들이 시각적 관람에 그치지 않고 소리 체험, 디지털 학습 플랫폼, 대형 캐릭터 조형물 등 다채로운 매체를 연계해 유물의 다각적인 면모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울러 큐레이터의 해설을 담은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 환경에서도 문화유산의 감상 포인트를 공유한다.
전시관 1층 진입로 끝에 위치한 고려시대 대리석 탑인 '경천사 십층석탑'은 섬세한 표면 조각을 통해 고려 불교문화의 독창성과 당시 동아시아 국제 교류의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2층으로 올라서면 이번 기획의 중심인 '안동 봉정사 괘불' 특별전이 6월 21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야외 의식용으로 제작된 높이 8m 이상의 대형 불화는 석가모니의 영산회상 설법 장면을 압도적인 규모로 담아냈다.
같은 층 '사유의 방'에서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주는 고요한 몰입감을 체험할 수 있으며, 열린마당에서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카카오프렌즈 협업 조형물 '반가라춘상'이 5월 말까지 야외에 설치된다.
3층 영역은 불교미술의 역사적 흐름과 시청각적 확장에 무게를 뒀다. 불교조각실에서는 재료와 기법에 따른 불상 제작의 변천사를 다룬다. 특히 부처의 탄생 설화를 형상화한 '탄생불 입상'이 배치돼 유물의 종교적 배경을 설명한다.
인도·동남아시아실에서는 불교의 발생지에서 시작된 초기 형태의 불상 양식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감각전시실 '공간_사이'에서는 통일신라를 대표하는 성덕대왕신종의 타종 음향을 몰입형 음향 시스템으로 구현해 관람객들에게 공간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박물관 전역에 배치된 유물들의 유기적인 연결은 고대부터 이어져 온 불교 예술의 깊이를 체감하게 만든다.
더불어 국립중앙박물관은 진주 청곡사 향완과 같은 세부 소장품들을 재조명하는 숏폼 영상 '부처님 국중박에 오신 날' 시리즈를 연휴 기간인 23일부터 사흘간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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