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경제연구원 "기술개발·내재화하고 지역경제협력체 참여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출 전략이 지금까지 신규 시장 개척과 품목 다변화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실질적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이 21일 발표한 '한국 제조업의 수출 구조 변화와 무역 특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약 220개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 대부분에서 주요 공급자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 시장 진출 범위는 99.8%에 달하고, 수출 품목 수는 96.3%에 달했다.
그러나 개별 품목의 글로벌 실질 점유율은 2017년 4.1%를 기록한 뒤 완만히 하락해 2023년 3.5%까지 낮아졌다.
또한 과거에 비해 수출과 수입의 균형을 이루던 품목이 줄어든 반면 수입 비중이 높은 품목이 늘어났다.
우리나라 수출액 상위 50개 품목의 평균 무역특화지수(TSI)는 0.6~0.7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수출이 여전히 강세였으나, 첨단 품목에서는 수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TSI는 특정 품목의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값을 전체 교역액으로 나눈 지수로, +1에 가까울수록 수출 특화, -1에 가까울수록 수입 특화를 나타낸다.
품목별로는 친환경차와 바이오 의약품의 높은 글로벌 성장세 속 TSI가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반도체 웨이퍼 제조 장비, 반도체 장비 부품, 태양광 셀 및 발광다이오드(LED) 등은 수출과 함께 수입도 빠르게 증가했다.
상의 경제연구원 박가희 연구위원은 "TSI 분포 변화는 국가 간 경쟁력 변화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부 첨단산업 분야에서 수출과 수입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가 굳어지면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는 만큼 공급망 안정성 측면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의 경제연구원은 한국 제조업 수출이 외연 확장만으로는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시장 내 점유율 제고, 교역구조 내실화 등을 위한 정책과제를 제언했다.
보고서는 기술·품질 경쟁력 제고를 통해 기존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출 규모는 크지만 수입도 활발한 첨단 산업 품목에 대해 중소·중견기업 연구개발(R&D) 지원, 핵심 소재·부품 분야 R&D 투자 확대 등 기술 내재화를 강조했다.
또한 전략산업 중심의 공급망 협력체계 구축과 핵심 소재·부품의 안정적 조달을 위한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나아가 글로벌 경제 블록화 흐름에 대응해 지역 경제협력체 참여 강화, 기술 표준 협력 등 전략적 통상정책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양수 상의경제연구원장은 "미·중 경제패권 경쟁, 중동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 점유율 제고와 함께, 양자 또는 다자간 경제협력을 통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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