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박희영 기자 = 군인공제회 산하 공우이엔씨(공우ENC)의 예식장을 둘러싼 공공시설 사적 운영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 강남 도곡동 군인공제회관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는 민간 수탁업체 포시즌앤강남 측은 “군 복지시설이라더니 실제로는 군인공제회 이사장 VIP 공간처럼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공우ENC와 포시즌앤강남이 작성한 예식장 사업 위탁 계약서에 따르면, 군인공제회 건물 3층에 위치한 ‘솔라룸’ 및 ‘스텔라룸’의 운영 권한은 포시즌앤강남에 있다. 그러나 실제론 공우ENC가 솔라룸 등의 출입문을 통제했고, 정재관 군인공제회 이사장 관련 오찬·만찬 행사에 이 공간이 이용된 정황이 드러났다.
공적 시설
전용 공간
이용객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해당 공간은 이용객의 예식 미용과 드레스 가게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공우ENC가 인테리어에 관여해 그 부분을 절반이하로 줄이고 VIP실을 확장하고 소연회장으로 탈바꿈 했던 것이다.
포시즌앤강남 관계자는 “우리가 투자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솔라룸 등의 운영권 자체를 공우ENC가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3·4층 예식장 사업이다. 해당 시설은 군인공제회 소유 복지시설로, 자회사인 공우ENC가 위탁 관리하고 실제 운영은 민간업체인 포시즌앤강남이 맡는 구조였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2023년 예식장 운영을 위해 약 21억8000만원 규모의 인테리어와 시설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공우ENC가 4층에 삼성물산을 입주하게 하고, 돌연 계약 연장을 철회하는 등 운영 과정에 깊게 개입했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해 6월16일 공우ENC가 포시즌앤강남 측에 계약 종료를 일방 통보하면서부터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공문에서 “사전 고지나 구체적 사유, 협의 절차 없이 2025년 12월31일부 계약 종료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업체 측이 제공한 자료에는 대규모 철거·주방·연회장·홀 공사 사진과 다수의 세금계산서가 포함됐다. 첨부 사진에는 공사 전 철거 현장부터 완공 이후 내부 모습까지 담겼으며, 주방 설비·연회장·로비·웨딩홀 공간 전체가 새롭게 조성된 정황이 확인된다.
웨딩홀 포시즌앤강남 3층에 위치
출입문 통제하고 오찬·만찬 행사
포시즌앤강남은 “당시 군인공제회 및 공우ENC 요청으로 기존 부실 운영업체를 명도한 뒤 단 10일 만에 공사를 완료했다”며 “예정된 예식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인력과 자원을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우ENC는 운영 시작 약 4개월 만인 2023년 12월경 4층 전체를 삼성물산에 임대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했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공우ENC가 ‘4층 임대에 협조하면 향후 10년간 안정적 운영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설득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2024년 1월부터 6월까지 4층 철거 및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며 예식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예약 감소 및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미 투입된 인테리어 비용 11억8000만원 가운데 약 4억8000만원 규모의 4층 인테리어·설비 비용 역시 삼성물산이 입주하면서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포시즌앤강남은 이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강요와 불공정 행위”라고 주장하며 ‘공정거래법’ 및 ‘민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핵심 쟁점은 공우ENC의 ‘솔라룸’ 독점 운영이다. 업체 측은 공문에서 “최초 계약 당시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3층 VIP실 공간에 공우ENC가 가벽을 설치하고 ‘솔라룸’이라는 별도 룸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공간은 공우ENC 군인공제회 고위 간부 및 이사장이 사용하는 비공개 밀실 형태 공간으로 운영됐으며, 수탁자 직원 접근과 사용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우리 동의 없이 VIP실 내부에 CCTV까지 설치돼 영업활동과 고객 응대를 지속적으로 감시받았다”며 이를 개인정보보호법 및 민법상 점유·사용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우ENC 측은 “스텔라룸이 주말에는 계수실로 사용돼 도난 및 사고 방지용으로 CCTV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준비·정리
<일요시사>가 확보한 포시즌앤강남과 공우ENC 간의 단체 대화방에는 ‘이사장님 행사’ ‘이사장님 오찬’ ‘이사장님 만찬’ ‘솔라룸’ ‘스텔라룸’ 등의 표현이 반복 등장한다.
대화 내용에는 공우ENC 측에서 “이사장님 행사 15명” “이사장님 오찬 한정식 13명” “이사장님 만찬 솔라룸 4명” “월간경영회의 이사장님 오찬(스텔라룸) 16명” “군인공제회 167명 참석 예정이며 원형테이블 이사장님 6명 사용 예정” 등 구체적 행사 준비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정식 메뉴 지정 ▲갈비탕 요청 ▲와인잔·고블릿 세팅, ▲원형 테이블 별도 세팅 ▲오찬·만찬 인원 변경 등 세부 의전 내용도 공유됐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예식장 직원들이 사실상 군인공제회 이사장 행사 준비 업무까지 수행했다”며 “웨딩홀 공간 일부가 특정 고위층 전용 접객 공간처럼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포시즌앤강남은 계약서상 수탁자가 예식장·연회장·웨딩 부대 상품·예약 상담·고객 관리 업무를 맡도록 돼있음에도, 공우ENC가 예약실을 직접 점유하고 고객 계약 자료 및 예약 정보 접근을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예식 운영, 예약 관리, 고객 응대 등 핵심 경영활동에 지속적으로 개입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정 이사장의 비서과장인 이모씨가 솔라룸, 스텔라룸 인테리어와 벽면에 고급 양주를 장식하는 것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남인데…식대 5만원 대관료 200만원
말뿐인 ‘상호 협의’ 수수료도 멋대로
업체 측은 “이씨가 포시즌앤강남 직원들에게 인사 90도로 잘해라, 이사장 앉을 때 뒤에 대기했다가 의자 빼줘라, 치실 준비해서 꼭 줘라 등 지시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음식이 맘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주방에도 직접 가서 메뉴 구성에 간섭하고, 정 이사장이 좋아하는 메뉴들로만 내오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수익 구조와 관련한 갈등도 있었다. 포시즌앤강남은 계약서상 ‘상호 협의’를 통해 위탁수수료를 조정할 수 있도록 돼있음에도 공우ENC가 일방적으로 2024년 85%, 2025년 82% 수수료율을 통보·적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카드수수료까지 제외하면 실제 수수료율은 79%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 웨딩홀 평균가 대비 40~50% 수준의 낮은 가격이 강요됐다”고 주장했다.
공우ENC 웨딩홀의 식사 단가는 5만1000원인 반면, 인근 노블발렌티는 11만원, 강남 웨딩홀 평균은 12만원 수준으로 기재돼있다. 홀 대관료 역시 공우ENC 웨딩홀은 200만원, 강남 평균은 1000만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포시즌앤강남은 관리비 구조 역시 사실상 임대차 형태라고 주장했다. 공문에 따르면 포시즌앤강남은 매월 관리 유지비 외에도 전기·수도·가스 등 실사용료를 별도 이중 부담했다. 업체 측은 “11억원 상당 인테리어 투자와 독점 사용 구조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임대차 관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자등록 문제도 제기했다. 포시즌앤강남은 “공우ENC가 사업자등록 주소지 사용 동의를 거부해 실제 영업장과 다른 세무관할로 등록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부가세 환급 제한 ▲세무상 불이익 ▲반복적 소명 요구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나가라”
갑질 의혹
포시즌앤강남은 공문 말미에서 ▲계약 종료 통보 철회 ▲2028년까지 계약 연장 ▲위탁수수료 10% 조정 ▲식대 8만8000원 인상 ▲운영권 독립 보장 ▲사업자등록 승인 등을 요구했다.
한편, 공우ENC 및 군인공제회 측은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해 내부 감사와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공제회 정재관 이사장은 솔라룸의 사적 유용 의혹에 관한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 공우이엔씨가 운영하니 그쪽으로 확인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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