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배분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벌여온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향후 10년 간 일정 기준 이상의 흑자 기록 시 반도체 부문에 사업성과 10.5%를 재원으로 활용한 추가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 핵심이다. 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통과되면 파업 계획은 철회된다.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20일 작성한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를 보면,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반도체 사업 부문을 뜻하는 DS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로 하고, 금액 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현금으로 지급하는 기존 OPI 재원은 사업성과의 1.5%으로 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경영성과급 배분 방식을 보면, 재원 중 40%를 메모리와 비메모리 구분 없이 DS 부문 전체에 공통 지급하고, 나머지 60%를 메모리사업부와 공통조직에 10 대 7 비율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는 올해까지는 재원 40%를 활용해 산출된 공통 지급액을 전액 받지만, 내년부터는 60%를 받는다.
지급 방식은 자사주다.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하고, 3분의 1은 1년 뒤, 3분의 1은 2년 뒤 매각 가능하다.
시행 기간은 향후 10년이다. 다만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유지하되, 2026~2028년 연 영억이익 200조 원, 2029~2035년 연 영억이익 100조 원 달성 시 지급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합의안에 따라 반도체 부문 1인당 성과급을 전망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현재 전망치인 300조 원으로 가정하면, 특별경엉성과급 재원 총액은 31조 5000억 원이다.
이를 합의안대로 나누면, DS 부문 전체 인력 약 7만 8000명은 12조 6000억 원을 재원으로 1인당 1억 6000만 원을 받는다. 이에 더해 메모리사업부 약 2만 8000명은 1인당 3억 8000만 원, 공통조직 3만 명은 2억 7000만 원을 추가로 받는다. 여기에 연봉 50%가 상한인 OPI 수령액을 합하면, 연봉 1억 원인 메모리사업부 직원의 성과급은 5억 9000만 원이 된다.
이밖에 노사는 합의안의 '상생협력' 장에서 모바일·가전 등 완제품을 다루는 DX 부문과 차세대 전력 반도체를 다루는 CSS 사업팀에는 600만 원 상당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협력업체 동반성장, 지역사회 공헌, 산업안전 등을 위한 재원 조성 및 운영 계획도 발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2026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서'도 작성했다.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본 인상률 4.1%에 성과 인상률 2.1%를 합해 6.2%다. △사내 주택대부 제도 시행 △자녀 출산경조금 상향 등도 합의했다.
잠정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으로 이뤄진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21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을 유보했고, 오는 22~27일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합의안 작성 직후 삼성전자 사측은 입장문을 통해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신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아울러 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내부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끝까지 조정 역할을 맡아주신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흔들림 없이 함께해 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잠정합의안 투표 운영과 조합원 소통에 집중하겠다. 앞으로 삼성전자 노사관계 안정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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