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부에서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반도체(DS) 부문과 가전·모바일(DX) 부문 간 보상 격차가 극심해지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조직적 반발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타결된 2026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성과보상 체계의 이원화다. 전 부문에 적용되는 성과인센티브(OPI)와 별도로 DS 부문에만 특별경영성과급이 신설됐다. OPI는 연봉의 절반을 천장으로 두지만, 특별경영성과급은 영업이익의 10.5%를 한도 없이 풀어주는 구조다.
올해 DS 부문이 30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경우를 상정하면 31조5천억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확보된다. 7만8천명의 DS 임직원들이 이를 실적 기여도에 따라 배분받게 되는 것이다. 핵심 수익원인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에게는 연봉 1억원 기준 세전 약 6억원이 돌아갈 전망인데, 이 중 5억5천만원가량이 특별경영성과급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적자를 기록 중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도 상당한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는 점이다.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의 40%가 DS 전체에 균등 배분되는 방식이어서, 비메모리 부문 직원들도 약 1억6천만원을 확보한다. 여기에 부문 공통 OPI까지 합산하면 연간 적자 사업부임에도 2억1천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DX 부문은 특별경영성과급 수혜 대상에서 배제됐다. 올해 1분기에만 3조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음에도 기존 OPI 체계만 적용받아 최대 수령액이 5천만원에 머문다. 조 단위 적자를 내는 비메모리 부문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상생 명목으로 DX 직원들에게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한 결정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달부터 DX 소속 조합원들 사이에서 노조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조합원 수가 7만7천명에서 7만명 선으로 급격히 줄었다. 일부 조합원들은 교섭권을 행사한 노조의 대표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협상 중단 가처분까지 법원에 청구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향후 실적 변동에 따른 추가 갈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DS의 압도적 실적이 DX에 상대적 손해를 안긴 측면이 있다며, 추후 상황이 역전될 경우 이번 합의 구조가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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