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논란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불매 선언에 나선 배우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개인 의사 표명을 넘어 팔로워를 향한 공개 동참 촉구까지 이어진 이번 행동은 연예계에서 스타벅스 논란에 가장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반응 중 하나로 꼽힌다.
"이제 가지 맙시다"라는 말과 함께 스타벅스 카드 싹둑 자른 사진 공개한 배우 한정수. / 한정수 인스타그램
바로 배우 한정수에 대한 소식이다.
카드 잘라 사진까지 공개…"이제 가지 맙시다"
한정수는 지난 20일 인스타그램에 "이제 가지 맙시다"라는 문장과 함께 스타벅스 카드를 가위로 자른 사진을 게재했다. 배경 음악으로는 빅토리 김의 '멋진 승리'를 삽입했다. 단순히 불매 의사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팔로워를 향해 동참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400개가 훌쩍 넘는 댓글이 몰렸다. 비판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돈 없어서 스벅도 못 가는 주제에"라는 댓글에 한정수는 "내가 너보다 없겠니"라고 즉각 받아쳤고, "이렇게 해봤자 누가 관심이나 가져주겠어"라는 댓글엔 "응, 너"라고 답했다. "이 듣보는 누구?"라는 댓글에는 "넌?"이라고 맞받았다. 논란을 피하기보다 정면 대응을 택한 방식이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논란의 발단, '탱크데이' 마케팅이란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8일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탱크 텀블러 시리즈'를 판매하며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이 문구들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 장면, 그리고 1987년 박종철 열사가 경찰의 물고문으로 사망한 사건—당시 경찰이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허위 발표한 것—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빠르게 확산됐다.
시민단체와 다수 누리꾼이 역사적 맥락을 근거로 항의하자 스타벅스 코리아는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도 직접 입장을 냈다. 그는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공식 사과와 게시물 삭제, 오너 차원의 유감 표명까지 이뤄졌음에도 이른바 '탈벅(탈 스타벅스)' 움직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 / 뉴스1
연예계 온도 차…최준용은 "커피는 스벅이지"
같은 시기 연예계 내부에서도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배우 최준용은 지난 19일 인스타그램에 "커피는 스벅이지~~"라는 글과 함께 소파에 앉아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는 사진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멸공형아', '#멸공커피', '#스타벅스' 해시태그가 달렸다. 해당 게시물은 한정수의 불매 선언과 묶여 온라인에서 동시에 회자됐고, 두 배우의 상반된 태도가 대비를 이뤘다.
'탈벅' 흐름, 기업 사과로 왜 쉽게 안 꺼지는 걸까
소비자 불매 운동이 기업의 공식 사과 이후에도 지속되는 배경에는 역사적 감수성과 직결된 논란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5·18과 박종철 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공식적으로 국가폭력으로 규정된 사건들이다. 이를 연상시키는 마케팅 문구 사용은 단순 실수로 처리되기 어렵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그 결과 사과 이후에도 불매 선언이 잇따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한정수처럼 공인이 공개적으로 카드를 자르고 동참을 촉구하는 방식은 일반 소비자의 불매 의지에 상징성을 더하는 효과를 낸다. 이는 동시에 공인 스스로에게도 정치적·사회적 입장 표명으로 읽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한정수에게 달린 400여 개의 댓글 중 일부가 그를 직접 겨냥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정수는 누구…드라마·영화·예능 넘나든 경력
배우 한정수. / 한정수 인스타그램
한정수의 부친 한창화는 이북 출신의 축구 선수로, 대한민국이 처음 FIFA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1954년 스위스 대회에 센터백으로 출전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한정수도 아버지의 권유로 중학교까지 축구선수 생활을 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뒀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대한 정용진 회장 대국민 사과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뉴스1
제 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어제,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스타벅스 코리아가 있어서도 안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습니다.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이번 사안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들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입니다.
저는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합니다. 어떤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그룹 전체의 역사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차제에 그룹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여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다음 사항들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이번 사태의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 전 계열사 마케팅 콘텐츠에 대한 검수 과정을 재점검하고, 심의 절차 정비 및 내용에 관한 기준을 구체화하겠습니다.
- 엄격한 역사의식과 윤리적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저를 포함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일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5·18 영령과 유가족, 광주 시민, 박종철 열사 유가족, 그리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