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12분기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체 실적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를 넘어 AI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 시각)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81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681억3000만달러보다 20%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85%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788억5000만~788억6000만달러도 웃돌았다.
수익성 지표도 시장 눈높이를 넘어섰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7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1.76달러를 웃돌았다. AI 서버와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면서 매출과 이익 모두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은 데이터센터였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75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데이터센터 컴퓨팅 매출은 604억달러, 네트워킹 매출은 148억달러를 기록했다.
PC, 게임 콘솔, 로봇, 자율주행차 등을 포함하는 에지 컴퓨팅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당 부문 매출은 6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다만 실적의 중심축은 여전히 대형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맞춰져 있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실적 발표부터 사업 부문 구분 체계도 바꿨다. 기존 세부 사업별 구분 대신 데이터센터와 에지 컴퓨팅의 두 축으로 재편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다시 하이퍼스케일과 ACIE(AI 클라우드·산업·기업)로 나누기로 했다. AI 클라우드와 산업·기업용 AI 시장을 본격적인 성장 축으로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개편은 엔비디아가 단순 반도체 공급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전반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 수요가 클라우드뿐 아니라 제조, 로봇, 자율주행, 기업용 AI로 확산되면서 사업 분류도 이에 맞춰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전망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을 910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평균 전망치인 868억4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전망에 중국 시장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확장인 AI 팩토리 구축이 놀랍도록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클라우드부터 에지 컴퓨팅까지 AI가 생산되는 모든 영역에서 확장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확대했다. 엔비디아는 8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6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한 데 이어 추가 환원책을 내놓은 것이다. 분기 배당금도 주당 0.01달러에서 0.25달러로 인상했다.
다만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기대감에 정규장에서 1.3% 상승했지만, 장후 거래에서는 1% 안팎의 등락을 반복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이미 높아진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실적은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체 실적을 사실상 주도하면서, 엔비디아의 성장 공식이 GPU 판매를 넘어 AI 클라우드와 기업용 인프라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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